연인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행태와 모순…‘성적 미달 유급’ 욕구불만이 범행에 영향 주장도
일요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 씨는 2023년 7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또 2023년 12월 16일부터 2024년 1월 20일까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대학생 방학 시기와 맞물리며 대부분은 홀로 떠난 여행으로 추정된다.
2023년 말에는 이스탄불 여행에 동행할 사람을 구하기도 했다. 최 씨가 2023년 12월 28일 한 온라인 여행 카페에 올린 글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12월 30일 하루 이스탄불에서 지내는 25살 남자 대학생”으로 소개했다. 이어 “저녁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이스탄불에 있을 수 있을 예정인데 (이스탄불) 도시에 큰 기대를 하고 있고 공부도 해서 설명과 사진을 도와줄 수 있다. 원한다면 투어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하루 이틀 단위로 자주 바꿔가며 여행 사진을 올렸다.
이런 행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인에게는 과도한 소유욕과 집착을 보이면서 정작 본인은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다니는 모순적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수능 만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했으나 막상 대학 생활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최 씨의 동기라고 밝힌 B 씨는 8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평범한 학생이었다”면서도 “최 씨가 본과 1년 차인 2020년 성적 미달로 유급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 씨는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동맹 휴학에도 참여하지 않고 최근까지도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같은 의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은 이번 사건에 앞서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수업에는 일부 유급생과 군 위탁생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한 바 있다(관련기사 “출석생 10명 남짓” 수업 재개한 의대 강의실에 누가 오나 봤더니). 당시 언급된 유급생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최 씨였다.
일각에서는 성적 미달로 인한 유급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기 비하나 불만족이라는 게 대부분 절대적인 비교를 통해서가 아니라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최 씨가) 의대의 아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 번은 도태되는 나쁜 경험을 했다”며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아마 여자친구를 통해서, 어떻게 해서든 계속 그 사람을 통제함으로써 충족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것이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것 이상으로 작용해 양형에 참작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 연인에게 스토킹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20대 여성은 9일 일요신문에 “재판부와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성장 배경이나 전도유망한 미래를 언급하는 순간 피해자로서의 내 존재가 지워지는 기분이었다”며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그럴 수 있다’며 가해자의 행위에 공감을 하면 공범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학과 교수 역시 “아직까지 교제 폭력을 바라보는 수사기관의 인식에 결함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수사기관이나 재판부가 가해자의 외부 요소에 천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씨가 소속된 의과대학은 내부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10일 “대학이 문제를 알게 된 이상 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의대 내규에 따르면 학교 안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뿐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학생 역시 징계 대상이며 예외적으로 본인 진술 없이도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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