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도시들 구매 제한 없애거나 완화 나서…30년 장기상환·이자율 인하 등 대출 정책도 개선
최근 부동산 시장엔 파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시안, 항저우, 청두, 난징 등 22개 도시가 구매 제한을 전면 해제한다는 내용이었다. 일선 도시인 베이징, 선전, 광저우 등도 구매 제한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들썩거리고 있다.
그동안 주요 도시들은 엄격한 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관리해왔다. 상하이가 대표적이다. 상하이는 결혼 유무, 호적지 등에 따라 주택 구매를 제한해왔다. 결혼하지 않은 독신, 상하이에 호적을 두고 있지 않은 세대 등은 주택을 사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앞으론 이들도 일정 조건(개인소득세 5년 이상 납부 등)을 갖추면 주택 한 채를 구매할 수 있다.
상하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왔던 최대 경제도시 선전 역시 이번에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독신이더라도 개인소득세와 사회보험료를 3년 이상 낼 경우, 특정 지역에 한해서 주택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금까지 실시했던 조치로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24년 1분기 부동산 관련 지표는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안의 경우 부동산 거래가 30%가량 줄었다. 시장 심리를 뜻하는 감정지수는 마이너스 0.9로 사상 최저치다.
다른 도시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갈데이터연구센터 선임분석가 관룽쉐는 “주택 구매 수요를 더욱 활성화시키면 거래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주장을 폈다.
지난 4월 말 중앙정치국은 주요 도시들의 구매 제한 완화 정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당국 관계자는 “많은 방법을 도입해봤지만 올해 1분기 시장 거래 데이터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좋지 않다. 거래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던 셈”이라면서 “공급량은 많은데 수요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구매 제한 취소 정책이 긍정적으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중지연구원의 루이 박사는 “4월 30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 재고를 어떻게 소화할지 얘기가 오갔다. 그 후 발표된 시안과 청두의 구매 제한 정책 폐지는 다른 도시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시안과 청두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전국의 부동산 중개업체는 모처럼 북새통을 이뤘다. 상하이의 한 부동산 분양 컨설턴트는 “사무실 로비 소파에 고객들이 꽉 들어찼다.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보았고, 주말엔 15명의 영업사원들이 총동원됐지만 허탕을 친 고객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눈에 띄게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그동안 쌓여있던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규제 완화 후 불과 이틀 사이에 300여 건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귀띔했다. 베이징은 일정 면적 이상 아파트에 대해선 구매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매제한을 폐지한 톈진, 청두 등에서도 부동산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주택 구매 자격을 심사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전국에서 투자자와 수요자들이 몰렸다. 산시성에서 왔다는 장 아무개 씨는 “청두에 살고 있는 딸을 만나러 올 때마다 호텔에 묵었다. 그런데 이번에 오래된 아파트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5월 9일 이후 톈진의 부동산 거래액은 이미 4월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도 지원에 나선다. 최초 주택 구매자에 한해 최대 100만 위안(1억 8000만 원)을 대출해준다. 부동산 구매자의 대출 이자율도 파격적으로 낮춘다. 30년 장기 상환 프로그램도 곧 출시한다.
이 밖에도 주요 도시들은 부동산 시장 발전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상하이는 ‘옛 것을 새 것으로 바꾸자’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래된 주택들을 철거하고 새롭게 도시를 정비하는 정책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주택에 대해선 소유자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퇴출시킬 수 있는 규정도 만들었다. 상하이 중원부동산 분석가 루원시는 “시장 거래를 촉진하고, 구매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난성은 ‘18가지 인센티브 조치’를 공개했다.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정책, 중개 서비스 표준화, 세제 혜택 등을 골자로 한다. 허난성은 주택품질을 개선하고 아파트 건설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또한 정부가 소유하고 이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주택들도 짓기로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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