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데뷔하는 신인 걸그룹 배드빌런의 성패를 연예계가 주목하는 이유
원헌드레드는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과 가수 겸 작곡가 MC몽(신동현)이 공동 투자로 설립한 기업으로,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 밀리언마켓의 모기업이다. 여기에 최근 그룹 엑소 출신 백현·첸·시우민(첸백시)이 속한 INB100을 품었다.
대략 그 면모를 따져보자. 첸백시 외에 샤이니 태민, 가수 겸 배우 이승기 등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기존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는 가수 이무진, VIVIZ(은하·신비·엄지), 비오, 하성운, 렌, 허각 외에 퍼포먼스 디렉터 캐스퍼(Kasper), 카니(Kany) 등도 속해 있다. 여기에 방송인 이수근도 한솥밥을 먹는다. K-팝 외에 예능 제작까지 고려한 원헌드레드의 행보다.
여기서 궁금증이 든다. 왜 MC몽일까. 그는 원헌드레드의 공동 투자자다. 과거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치아를 뽑았다’는 의혹이 승승장구하던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 결과를 아는 대중은 얼마나 될까. MC몽은 무죄를 받았다. 하지만 사건의 ‘시작’에는 관심이 많지만 ‘끝’은 챙기지 않는 대중의 특성상 이를 모르는 이들이 적잖다.
굳이 MC몽의 과거 행적을 다시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MC몽에 대한 대중적 비판, 그래서 그와 손잡은 아티스트들의 결심에 대한 궁금증이 여전히 이 사안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원헌드레드에 속한 아티스트들은 이런 시선을 모를까. 여론에 민감한 그들이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원헌드레드와 손잡은 보다 명확한 속내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는 ‘연예인’ MC몽이 아니라 ‘프로듀서’ MC몽에 대한 신뢰로 볼 수 있다. MC몽은 그동안 솔로 앨범을 비롯해 다수 아티스트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그가 발표한 솔로곡들이 각종 음원차트 톱10에서 ‘줄세우기’에 성공하며 “음악으로 MC몽을 비판할 순 없다”는 반응이 적잖았다. 이무진, VIVIZ, 비오 역시 빅플래닛메이드엔터로 이적 후 MC몽의 프로듀싱을 거치며 음악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결국 뮤지션은 음악으로 승부한다. 좋은 이미지를 앞세워 음악 활동보다는 예능에 치중하고 연기판을 기웃대는 이들도 적잖다. 하지만 그들의 본질은 ‘음악’이다. 음악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볼 때 존재 가치가 희미해진다. 결국 이런 믿음에 대한 결과로, 음악적 성장을 기대하는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원헌드레드에서 한솥밥을 먹기로 결심했다는 분석이 합리적이다.
이 회사로 소위 ‘꾼’들이 모였다는 것도 아티스트들의 믿음을 키우는 요소다. SM C&C 대표를 역임했던 MC 및 방송 매니지먼트 전문가 김동준 총괄대표, KBS PD 출신이자 JTBC 스튜디오 대표를 맡았던 김시규 고문, CJ E&M 매니지먼트부문 대표 출신인 길종화 대표 등이 한 배를 탔다. MC몽은 대표 프로듀서일 뿐, 매니지먼트 전반은 전문가들이 맡으며 ‘시스템’을 갖췄다는 뜻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자본력’이다. K-팝 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됐다. 신인 그룹 한 팀을 내놓는데 최소한 50억 원이 드는 세상이다.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려면 100억 원도 부족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어쩔 수 없는 ‘머니 게임’이 됐다. 그래서 차가원 회장이라는 인물의 등장에 눈이 간다. 결국 MC몽의 프로듀싱, 차 회장의 자본력이 결합된 후 이를 매니징할 수 있는 업계 실력자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스타들도 이적을 결심하는 수순을 밟은 셈이다.
이제 MC몽이 증명할 차례다. 프로듀서이자 원허드레드의 수장으로서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위상을 다져야 할 시기라는 의미다. 그래야 그를 믿고 한솥밥을 먹기로 결심한 스타들도,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대중들도 시선도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꿀 수 있다.
그 출발선은 2024년 상반기 빅플래닛메이드엔터가 내놓는 신인 걸그룹 배드빌런이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나 ‘방과 후 설렘’ 등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을 비롯해 다수 실력파 멤버 7명을 모았다. 공식 데뷔 전이지만 이들이 공개한 각종 티저 콘텐츠는 수백 만 뷰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현재 걸그룹 시장은 무주공산이다. 여러 걸그룹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절대적 점유율을 차지하던 블랙핑크의 빈자리가 크다. 배드빌런은 ‘포스트 블랙핑크’를 노린다. 그 자리를 차지하는 자가 K-팝 걸그룹 시장의 차세대 여왕이 된다. 배드빌런의 성패는 프로듀서로서, 그리고 거대 기업의 수장으로서 MC몽의 위 및 평가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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