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과 집값 동시에 자극할 가능성…재건축 2027년 착공, 공사비가 변수
선도지구 이주 시작 시점은 이르면 2027년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전월세계약갱신 청구권 시행 4년째다. 집 주인이 세입자를 바꿔 전셋값을 5% 이상 올릴 수 있는 시점이다. 다음은 2028년이다. 2027년부터 선도지구 이주가 시작되면 2028년께 전셋값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택건설 착공이 지난 20년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2027년쯤 공급될 물량이 급감할 확률이 높다. 2027년부터 선도지구 재건축이 이뤄지면 2030년께에야 공급이 이뤄지게 된다. 선도지구는 앞으로도 매년 추가로 선정된다. 이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수도권 신도시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주단지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분당과 평촌이 위치한 성남과 안양의 목소리가 특히 높다. 3기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는 고양만 입장이 다르다.
1월 발표한 1·10 부동산 대책에서는 이주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이번 선도지구 발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3기 신도시가 이주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8월에 공개되는 신도시별 정비 기본계획에 이주 대책을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3기 신도시는 부천, 고양, 남양주, 하남 등이다. 분당이나 평촌과 거리가 멀다. 이주자들이 기존에 살던 곳과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3기 신도시로 주택 수요가 분산돼 이주로 인한 압력을 낮추는 간접적인 효과 정도만 나타날 수도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정부 계획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 계획은 △연내 신도시별 기본계획 수립 △내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사업시행계획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 시작이다. 기존의 재건축 사례와 비교하면 상당히 숨가쁜 일정이다. 정부는 주민동의율 요건이나 인·허가 기준을 완화해 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분담금이 난제다. 1기 신도시는 용적률이 높지 않아 늘어나는 가구를 분양해 조달할 수 있는 공사비가 제한적이다. 그만큼 현재 집 주인들이 많은 분담금을 내야 한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건축비까지 급등했다. 1기 신도시는 서울보다 땅값 비중이 낮다. 재건축을 해도 서울만큼 집값 상승이 이뤄지기 어렵다. 집값이 올라도 초과이익환수 부담까지 고려하면 기대수익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용적률을 80%에서 273%로 크게 높인 둔촌주공 재건축도 공사비 갈등이 첨예했던 사례를 상기하는 모습이다. 공사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1기 신도시 재건축의 2027년 착공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떨어진다면 이주 대책도 갈피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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