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 피로는 적당한 운동, 정신 피로는 휴식이 도움…닭가슴살과 시금치에 항피로 성분 풍부
#피로를 해소하면 '안티에이징'
피로는 크게 육체적 피로, 정신적 피로, 감염성 피로로 나뉜다. 일본피로학회 이사장이자, 고베대학교의 와타나베 야스요시 교수는 “이 세 가지 피로가 모두 노화의 메커니즘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즉 매일매일 피로를 해소하면 안티에이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먼저 육체적 피로는 격렬한 운동 등으로 근육과 골격을 혹사해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예전에는 ‘젖산이 근육에 축적돼 피로를 유발한다’고 보는 연구자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젖산의 순기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와타나베 교수는 “신체가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면, 평소처럼 포도당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젖산을 에너지원으로 해서 개개의 세포가 빨리 회복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가벼운 활동이라면 세포는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지나친 피로, 몸을 혹사한 경우라면 활성산소를 대량 발생시켜 세포가 산화되고 만다. 쉽게 말해 녹슬어 버리는 것. 그 상태가 지속되면 염증과 관련된 신호전달물질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해, 왠지 모르게 ‘허리가 아프다’ ‘어깨가 결린다’ ‘눈 안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등의 증상과 함께 권태감, 의욕 저하가 동반된다. 이것이 바로 피로의 정체다.
와타나베 교수는 “육체적 피로를 효과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혈류를 촉진해 활성산소의 대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요컨대 “적당한 운동을 하면 피로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자외선이 피로를 일으킨다?
정신적 피로는 업무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랄지, 창작예술활동을 위해 정신을 집중할 때 느끼는 피로다. 뇌세포 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어난다. 흥미롭게도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지치게 하는 요인도 있다. 일례로 강한 자외선이다. 자외선은 피부와 근육 세포에만 손상을 입히는 것이 아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 A(UVA)가 눈 속 시신경을 통해 뇌세포의 면역체계를 교란시키고 활성산소를 만들어내 피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뙤약볕 아래에 장시간 있었다면 육체적·정신적 이중 피로가 엄습할 가능성이 크다.
“체내에 기생하는 바이러스가 피로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도쿄지케카이의대 연구팀에 의하면 “우울증이란 궁극의 피로이며, 체내에 숨어 있는 헤르페스바이러스가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피로란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영리한 메커니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가지모토 오사미 원장은 “나른하고 기력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우리 몸의 세포가 위기 반응 모드에 들어갔음을 알리는 사인”이라고 말했다. 인체가 에너지를 만드는 것보다 방어를 위한 자원을 확보하려는 반응이다.
당연히 피로를 줄이면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일도 적어진다. 이에 대해 가지모토 원장은 “일을 하든 만화책을 읽든 인간은 깨어 있는 한 지친다”면서 “평소에 피로를 더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밝혔다. 가령 50분 정도 일했다면 10분간 쉰다. 질렸다면 망설이지 말고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목욕탕 물은 41℃ 이상은 피하고, 잠들기 90분 전부터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습관도 피로를 줄이는 건강 수칙이다.
#과학적으로 효과 있는 영양소
피로회복을 위해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에너지 드링크다. 흔히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면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피로감을 유발하는 물질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뇌가 ‘아직은 피곤하지 않다’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피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쉬게 하려는 시그널을 멈추게 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인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반대로 올바른 영양소를 공급하면 다음 날 아침 가뿐하게 눈이 떠지고, 몸이 가벼워진다. 이와 관련, 일본피로학회는 “항피로(抗疲勞) 성분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라”고 권유했다. 항피로 성분이란 피로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영양소로, 닭가슴살이나 시금치가 대표적이다.
먼저 닭가슴살에는 피로회복물질인 이미다졸디펩티드, 트립토판, L-카르니틴이 풍부하다. 시금치에는 코엔자임Q10, a-리포산 등의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일본피로학회의 와타나베 교수는 “이미다졸디펩티드라는 성분은 항산화뿐만 아니라 노화를 늦추고,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등 피로회복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완벽한 영양소”라며 적극 추천했다.
이미다졸디펩티드의 1일 섭취 권장량은 200mg으로, 닭가슴살이라면 22g 정도다. 다만, 먹는 방법에 요령이 필요하다. 이미다졸디펩티드는 열에 강해 조리할 때 좀처럼 변질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용성이라 삶거나 끓였을 경우 국물에 성분이 녹는다. 닭가슴살을 먹을 때는 구워서 먹거나 국물과 함께 먹는 편이 좋다. 삼계탕이 최강의 보양식으로 꼽히는 이유다.
닭가슴살과 연어, 바나나에 많이 들어 있는 트립토판은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트립토판은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원료로 쓰이는데, 뇌 활동과 자율신경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또한, 밤에는 멜라토닌으로 전환돼 신경을 안정시키고 수면에도 도움을 준다. 만약 세로토닌 생성이 목적이라면 가급적 오전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금치에 많이 함유된 코엔자임Q10도 피로를 개선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동시에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는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자주 섭취하길 권한다. 이처럼 매일 건강한 식재료를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평소 피로를 확연히 줄일 수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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