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조세형과 탈옥수 신창원 등 변호, 40여년 간 드나들었던 법정 후일담 담겨
엄 변호사는 ‘변호사 저널리즘’을 표방하며 성역이었던 교도소, 법원, 검찰 내부에 감춰진 사실을 세상에 폭로해 화제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는 탐욕이 들끓는 진흙탕 같은 법정을 40여 년 가까이 드나 든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에세이집에 담아냈다.
엄 변호사는 법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가운데, 의뢰인을 죄인으로 미리 낙인찍기 전에 먼저 인간으로 보고자 하는 변호인의 마음을 에세이 곳곳에 녹여냈다. 여기다 돈과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법조인들의 행태, 사라진 법 정의 등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엄 변호사는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엉뚱생뚱’을 했다. 엄 변호사는 영국 추리소설가 프레더릭 포사이스처럼 첩보소설을 쓰려는 목적으로 변호사 일을 접고, 안기부에 직접 들어간 경력이 있다. 엄 변호사의 ‘엉뚱생뚱’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일화다. 베일에 가려져 있는 정보기관에서 일어난 경험담들도 에세이집에 녹여냈다.
칠순을 넘긴 엄상익 변호사는 경기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대도 조세형과 탈주범 신창원 변호를 맡으며 범죄 이면에 있는 인권유린 등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
청송교도소 내 의문사를 월간 ‘신동아’에 발표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1호 인물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2007년엔 소설가 정을병 씨 추천으로 소설집을 발간해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했다.
엄 변호사는 대한변협신문 편집인, 대한변협 상임이사, 소설가협회 운영위원, 문인협회 이사 등을 지냈으며 20여년 동안 일요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써 온 바 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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