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공금 유용으로 징역형…유료 고민상담 개시했지만 이용해보니 ‘속 빈 강정’
노노무라가 통곡의 기자회견을 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인 2014년의 일이다. 그는 4번의 낙선을 거쳐 2011년 효고현 지방의원으로 정계에 입성한 바 있다. 하지만, 외유성으로 의심되는 출장이 잦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관련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았고, 출장 목적지가 휴양지에 집중됐다는 점도 공금 유용 의혹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노노무라는 2014년 7월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제대로 된 설명은 하지 않고 울부짖으며 대성통곡만 했다. 고함을 지르거나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이런 황당한 모습은 영국 BBC 방송을 포함해 전 세계에 보도됐으며, 일본에서는 “정말 부끄럽다” “일본의 수치”라는 반응을 낳았다.
결국 노노무라는 정무활동비 913만 엔(약 8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오랫동안 침묵했지만 최근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매체 ‘주간여성’에 따르면 “노노무라는 자신의 스킬을 사고파는 유료 앱 서비스 ‘코코나라’에서 고민 상담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노노무라는 상당한 자신감의 소유자인 듯하다. 앱에 등록된 자기소개에는 “세계적으로 유명인인 제가 당신의 어떤 고민이라도 들어드립니다”라고 적고 있다. 고민 상담은 1만 5000엔(약 13만 원), 연애 상담이 포함된 경우라면 5만 엔(약 44만 원)이라는 높은 상담료를 받는다.
주간여성은 노노무라에게 5만 엔을 지불하고 상담받은 A 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A 씨는 “감정조절이 서툴러 괴로웠고 힘든 일을 겪은 노노무라 씨라면 ‘이런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상담을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고백해도 “빨리 잊읍시다”라는 등 누구라도 할 수 있는 평범한 조언뿐이었다. 그는 “노노무라 씨만의 조언을 듣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A 씨는 어떤 상담을 해도 추상적인 답변만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추천 애니메이션이 뭐냐”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노노무라는 여성 캐릭터가 활약하는 ‘사쿠라 대전’ ‘카드캡처 사쿠라’를 추천해줬으며, 농구만화 ‘슬램덩크’와 할리우드 영화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을 꼭 보라고 조언해줬다. 주간여성에 따르면, 5월 중순까지 A 씨가 구입한 5만 엔 코스의 판매 실적은 단 2건이라고 한다. A 씨 외에도 노노무라에게 상담을 의뢰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던 것 같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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