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잡은 지 겨우 두 달 만에 모차르트 ‘작은별’ 연주...봉사자들 박수
발달장애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그린필하모니(Green Feel Harmony)’는 5월 25일 오후 1시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종합병원 15층 ONN공개홀에서 열린 ‘2024년 그린닥터스재단 정기총회’에서 그린닥터스 봉사단원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첫 연주회를 가졌다.
그린필하모니의 첫 바이올린 연주회의 곡명은 모차르트의 ‘작은 별’이었다. ‘반짝 반짝 작은 별’로 시작하는 동요로 익숙한 곡인데다, 어렵지 않은 멜로디였지만 악기를 잡은 지 겨우 두 달된 발달장애 아이들로서는 만만찮은 도전이었다.
행여 아이들이 도중에 포기할까 봐서 아이들 뒤에서 단원의 어머니 한명과 그 어머니의 동료들이 영화 어벤져스 곡을 연주하며 응원했다. 어머니의 격려 덕분인지 아이들은 전혀 동요하거나 떨지 않고 당당하게 ‘작은 별’을 연주했다. 악보를 본적도 피아노 같은 악기를 다뤄본 적도 없는 ‘그린필하모니’ 단원들이 겨우 두 달간의 훈련으로 끝까지 연주를 마친 채 무대를 내려오자 그린닥터스 봉사자들인 청중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응원했다.
초등학교 3학년생에서부터 중학교 1학년에 이르기까지 발달장애학생 5명으로 구성된 그린필하모니는 지난 3월 16일 결성됐다.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온종합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센터장 김상엽 박사)와 학부모들이 함께 나섰다.
‘그린필하모니’ 단원들은 매주 토요일 온종합병원 7층에 마련된 연습공간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등을 배우고 있다. 단원 가운데 초등학생 4명은 모두 특수학교에 다녀야 할 만큼 장애를 갖고 있다.
자청해서 단원들을 가르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권진영 씨와 정은경 씨. 두 사람은 고신대 음악과 선후배 사이로 각자 병원 행정실장과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도 틈틈이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며, 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돕고 있다. 한번에 20, 30분이라는 개인 교습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아이들의 부모들이 이를 메우려고 집에서도 연습을 이어갔다.
그린필하모니 단원의 어머니는 “아이가 남들 앞에 서는 걸 좋아해요. 뭐든 뽐내고 싶은데 (발달장애) 우리아이가 이런 악기를 배우고 무대에까지 서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이번 무대가 더 뜻깊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자원봉사로 레슨해주시는 선생님들과 온종합병원 측 모두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린필하모니’ 단원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권진영 행정실장(온요양병원)은 “아이들의 부모님께서 적극 나서서 열심히 해주시는 덕분에 아이들이 이전보다 더 밝아지고, 나름 소통이 이뤄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면서 “발달장애 아이들은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지 틀린 아이들이 아니므로 앞으로도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 이들을 똑같은 학생으로 대하고 꾸준히 지도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끝까지 ‘그린필하모니’를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린필하모니’를 지원하고, 이날 연주회에 참석한 의료법인 온종합병원 윤선희 이사장은 “악보를 보지 않고, 박자를 잘 맞춰서 연주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단원들로서는 집중력과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배워나가는 값진 경험이자 자신감을 얻는 무대였고, 보고 듣는 청중들에게도 귀하고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그린필하모니’의 첫 연주회를 평가하고 칭찬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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