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과천경마장은 4코너 부근에서부터 결승선 전 구간과 1코너를 지나 2코너까지 오르막으로 돼 있고, 2코너부터 3코너를 지나 4코너까지가 내리막으로 돼있다. 따라서 가장 높은 지점은 2코너 부근이고 가장 낮은 지점은 4코너 부근이다. 경마팬들이 흔히 말하는 뒷직선주로는 전 구간이 내리막이다(그래프 참조). 이상의 지식을 토대로 경주거리별로 한번 살펴보자.
#1300미터=1200미터 경주 출발지점에서 약 100미터 뒤로 물러나 경주를 시작한다. 3코너까지의 거리가 500미터로 늘었을 뿐 나머지는 1200미터 경주와 똑같다. 하위군에선 추입마들이 득세하는 경주거리지만 중상위군 경주에선 선행, 선입마들이 주로 입상한다.
#1400미터=1300미터 경주 출발지점에서 100미터 더 물러난 지점에서 출발한다. 2코너 꼭지점보다 약 100미터 뒤쪽이라 출발지점부터 100미터 지점까지는 약간 오르막이다. 3코너까지 뒷직선주로가 600미터다. 첫코너까지 거리가 비교적 길기 때문에 선행경합이 벌어지면 힘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입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이 과천경마장에서 가장 맞히기 힘든 경주거리를 1400미터로 꼽을 만큼 경주 추리가 힘들다. 어떤 때는 선행마가 입상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강한 선행마도 종반에 덜미를 잡힌다. 말하자면 선행과 추입이 공존하는 경주거리라 할 수 있다.
#1700미터=과천 경마장은 내주로와 외주로로 구성돼 있는데 1700~1900미터 경주가 내주로를 달린다. 4코너까지 내주로를 달리고 4코너 이후에 결승선으로 나와서 약 500미터를 더 뛰는 경주다. 1700미터 경주는 출발지점에서 1코너까지 거리가 200미터에 불과하므로 스타트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코너를 선점하면 거리상 이점을 누릴 수 있고 코너에선 가속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말이 추격하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출발지점부터 2코너까지 약 400미터가 오르막이기 때문에 앞서가는 말을 따라잡기 위해 무리하게 페이스를 올리면 힘을 소진하게 되고 거리상으로도 많은 손실을 보게 된다. 선행만 나설 수 있다면 코너워크와 관련지어 볼 때 외곽 게이트도 나쁘지는 않다.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면서 코너워크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1800미터=1700미터 지점에서 100미터 뒤에서 출발한다. 초반에 직선 오르막길을 100미터 정도 더 뛰는 셈이다. 결승선에서 또 약 500미터를 더 달려야 하기 때문에 초반에 무리하면 입상하기는 더 힘들다. 선두권과 거리가 멀어졌을 때는 2코너를 지나 내리막길인 뒷직선주로에서 가속을 해 거리를 좁힌다. 추입마들도 충분히 선전할 수 있는 경주거리다.
#1900미터=1800미터 경주보다 100미터 뒤에서 출발한다. 첫코너(1코너)까지 거리는 400미터이고 출발부터 2코너까지 약 600미터가 오르막이기 때문에 초반에 무리하는 말들은 거의 입상하지 못한다. 결승선까지 포함하면 전체 경주구간 중 약 1000미터를 오르막으로 달려야 하기 때문에 힘 안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구력이 좋고 종반에 힘을 내는 추입마한테 유리한 경주거리다.
#2000미터=1900미터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내주로가 아닌 외주로를 달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2300미터 경주가 연말 그랑프리 경마대회 외엔 거의 치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천에선 실질적인 최장거리 경주다. 당연히 지구력이 좋은 추입마가 유리하다.
1700~2000미터 경주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베팅포인트가 있다면 거리가 줄어든 선행마다. 중장거리 경주인 1700~2000미터 경주는 출발지점부터 2코너까지 짧게는 400미터, 길게는 700미터를 오르막 주행을 한다. 1400 이하 단거리 경주에선 결승선 500미터만 오르막 주행을 하는 반면 이 경주거리는 출발 직후와 마지막 500미터 두 구간을 오르막 주행을 하는 것이다.
보통 단거리 경주에선 선행마가 입상할 확률이 높지만 경주편성에 따라서는 선입마나 추입마도 입상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선행마들이 경합하거나 오버페이스로 달릴 때다. 하지만 중장거리에서 힘을 키운 선행마가 단거리에 출전하면 어지간한 편성에선 버텨내면서 입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선행이 어려운 편성에서도 선입으로 곧잘 입상하기 때문에 쏠쏠한 배당이 터진다. 주로 경주 초중반 정상적인 속도보다는 빠른 속도로 주행을 하거나 경합을 한 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말 중에서 직선주로 중반까지 잘 뛰었다면 입상에 실패한 말들도 거리가 줄어든 단거리(1200~1400미터) 경주에 출전하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내리막길에서 출발하므로 초반이 수월하고, 오르막 주행을 결승선에서 한번밖에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장거리에서 주로 뛰던 선행, 선입마가 단거리에 출전해 이변을 자주 일으키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1400~1600m 초반 ‘오버’ 왜?
중장거리 경주인 1800~2000미터는 출발 후 첫코너까지 오르막을 잠깐 달리다 바로 내리막을 달리게 된다. 따라서 부경의 1800미터 경주는 서울의 1700미터와 비슷하다. 다만 서울은 출발 후 오르막 구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2코너까지가 오르막) 선행마들이 힘 소모가 더 심하다.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