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 철교 전경. 사진=연합뉴스](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530/1717045680471847.jpg)
북한 소식이 전해지는 경로는 대부분 전화 통화다. 중국 현지에선 북한 내부 공공기관 및 주요 전화번호가 밀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전화번호는 주로 유선 전화에 국한돼 있다. 전화번호부 자체가 밀거래를 통해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북 소식통은 “주로 중국 사업가들이 북한에 돈을 투자했다가 돌려받지 못했을 때 ‘전화번호 밀거래’를 통해 연락처를 획득한 뒤 북한으로 연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다만 북한 현지에서 유선전화는 24시간 도청이 가능할 뿐 아니라, 돈을 떼먹고 도망친 북한 측 회사가 지속적으로 전화번호를 바꾸는 까닭에 전화번호 밀거래를 해도 계속 최신화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했다.
소식통은 “중국 내 ‘북한 전화번호 암시장’에 나오는 전화번호들은 대부분 북한 사람들이 돈을 받고 파는 것”이라면서 “돈 받고 팔 만한 전화번호를 가지고 오는 북한 사람이 누구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부분 북한 주요 관리들이 암시장에 북한 현지 유선 전화번호를 팔아넘긴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획득한 전화번호를 통해 연락할 수 있는 범위는 북한 전체라고 볼 수 있지만, 도청 위험성 및 전화번호 교체 가능성을 유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화번호 밀거래가 아니라 직접 북한 측과 소통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 경우엔 북한을 드나드는 ‘환치기 브로커’들이 전화 통화 등 소통 채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화 통화는 중국 측 신호를 교환하는 휴대폰으로 이뤄진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이런 개인적 통화는 북중 접경지대에서 환치기 브로커 휴대폰으로 이뤄진다”면서 “통화 시간은 2분”이라고 했다. 그는 “2분이 넘으면 북한 당국에서 해당 전파에 대한 위치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2분이 되기 전에 전화를 끊는 것이 통상적”이라면서 “추가적으로 할 말이 있으면 30분 이상 간격을 두고 통화 포인트를 다른 위치로 옮겨 다시 2분을 통화하게 된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환치기 브로커 입장에선 돈을 전달하는 것이 메인 업무인데, 그 과정에서 돈을 받는 쪽이 제대로 된 액수 돈을 받았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통화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그 과정에서 서로가 안부를 묻는다든지,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이 통화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