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시화하수처리장 필로폰·엑스터시 압도적…충북 암페타민, 세종 코카인 최근 대량 검출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오정은 교수 주관 하수역학 연구팀(경상국립대학교, 상지대학교 연구진 참여)은 17개 시‧도별 최소 1개소 이상, 전체 인구의 50% 이상을 포괄하되 산업·항만 지역 등은 추가 대표 하수처리장을 선정해 하수를 연간 분기별로 4회 채집해 주요 불법 마약류 성분인 필로폰(메트암페타민)·암페타민·엑스터시(MDMA)·코카인 등의 검출량을 조사했다.
매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하수처리장은 37개소에서 57개소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2020년부터 4년 연속 조사가 이뤄진 하수처리장은 34개소다. 조사 결과 필로폰은 4년째 34개 하수처리장에서 모두 검출됐다. 이미 필로폰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코카인 사용 추정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마약 종류 별 ‘1000명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사용 추정량)’의 ‘4년(2020~2023년) 평균치’를 보면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의 경우 인천광역시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 인천 지역 사용 추정량 평균치는 49.22mg으로 압도적으로 높다. 인천의 남항하수처리장(67.84mg), 가좌하수처리장(48.25mg), 승기하수처리장(31.56mg) 등이 34개 조사 대상 하수처리장 가운데 2~4위에 올랐을 정도다.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은 경기도다. 경기도 지역 사용 추정량은 27.92mg이다. 특히 안산시 시화하수처리장(124.31mg)에서 압도적인 수치가 나왔는데 2위인 인천 남항하수처리장(67.84mg)의 거의 2배 수준이다. 이외에도 경기도에서는 안산시 안산하수처리장, 부천시 굴포하수처리장, 안양이 박달하수처리장, 안양시 석수하수처리장, 성남시 성남하수서리장, 수원시 수원하수처리장 등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 전반적으로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필로폰이 검출됐다.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지역은 경상남도로 사용 추정량은 26.83mg이다. 우선 김해시 화목하수처리장(30.29mg)은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가 검출됐다. 이외에 진주시 진주하수처리장과 창원시 덕동하수처리장에서도 검출됐다. 김해, 진주, 창원 등 경남 남부 지역 위주다.
부산광역시는 일일 사용 추정량 24.75mg으로 4위다. 부산의 경우 강변하수처리장과 남부하수처리장에서 높은 수치가 검출됐고 수영하수처리장과 동부 하수처리장에서도 필로폰이 검출됐다.
그 밖에는 대구광역시(16.11mg), 서울특별시(15.57mg), 충청남도(10.79mg), 울산광역시(10.09mg) 등이 10mg 이상의 사용 추정량을 기록했다. 필로폰의 경우 전국적으로 검출됐고 특히 인천과 경기 서남부 지역, 경남 남부 지역과 부산 등을 중심의 사용 추정량이 두드러진다. 식약처는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4년 연속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면서 “다만 사용 추정량이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20년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암페타민의 경우 특정 지역에서 유독 검출 수치가 높았다. 우선 충청북도가 41.28mg나 되는 사용 추정량이 검출돼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충북에서도 주로 청주시에서 검출됐다. 이어 광주광역시가 29.43mg을 기록했다. 그 뒤를 전라북도(7.99mg)와 제주특별자치도(7.24mg)가 이었는데 차이가 크다. 서울에선 0.01mg만 검출되는 등 사용 추정량이 낮게 측정된 시·도도 많다.
엑스터시(MDMA)는 경기도(3.34mg)와 전라남도(3.17mg)에서 사용 추정량이 가장 많게 검출됐다. 주로 경기도 안산시 시화하수처리장과 전라남도 목포시 남해하수처리장에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 그 뒤를 경상남도(2.62mg), 서울(2.44mg), 부산(2.06mg) 등이 이었다.
끝으로 코카인은 서울특별시에서 4.58mg으로 가장 높은 사용 추정량이 검출됐다. 코카인은 아예 검출되지 않은 지자체가 절반 이상일 만큼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는데 서울에 이어 세종특별자치시에서도 3.87mg로 높은 사용 추정량이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끄는 지역은 세종으로 4년 평균치가 3.87mg인데 2022년까지는 코카인이 검출되지 않았고 2023년에 처음으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 2023년 사용 추정량은 15.46mg으로 9.86mg을 기록한 서울보다도 훨씬 높은 1위다. 2023년에 조사가 이뤄진 57개 하수처리장 가운데 1위는 서울 난지 하수처리장(20.43mg)이고 2위가 세종하수처리장이다.
코카인은 아직 국내에서 널리 확산된 상황은 아니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위주로 확산되던 코카인이 세종에서 더 확산되고 있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식약처는 “아직 국내 코카인 사용추정량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하면 낮은 수준으로 더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경기 안산 시화와 인천, 암페타민은 충북 청주와 광주, MDMA(엑스터시)는 경기 안산 시화와 전남 목포, 코카인은 서울과 세종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됐다. 이번 식약처의 마약지도를 통해 코카인을 제외한 세 가지 마약류가 전국에 고르게 확산돼 있으며 코카인 역시 서서히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은 “성인 100명 가운데 3명이 마약류 불법 사용경험 응답한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 결과나 마약류 사범 수의 암수율(숨겨진 범죄 비율)을 고려할 때 이미 한국 사회에 불법 마약류 사용자가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채규한 마약안전기획관은 마약 지도를 공개하며 “이미 대한민국은 마약류 불법 사용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식약처는 관세청, 경찰청 등 수사기관 등과 협업하여 해외 불법 마약류의 유입 차단 및 국내 유통 근절에 힘쓰고, 마약류 예방부터 사회재활까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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