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라이브 방송서 ‘왜 특자도 여야 하는지’ 설득, 비난 댓글도 일일이 답하며 자정 너머까지 소통 이어가
라이브 방송을 켜자 500여 명의 청취자가 입장했다. 김 지사는 “고양시입니다. 50년간 변화가 없어요. 지하철 7호선 복선화 해주세요”, “북도 절대 반대입니다”, “캐나다에서 응원합니다”, “지하철 8호선 의정부 연장해 주세요”, “어쨌든 소통하는 것 자체가 최고” 등 자신을 향한 비판 의견도 남김없이 읽어 내렸다.
김 지사는 먼저 가장 많은 질문이 들어온 명칭에 대해 답했다. 김 지사는 “평화누리특별자치도는 확정이 아닙니다. 명칭은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할 때 정해지게 됩니다”고 했다. 그는 “명칭 공모는 최종 명칭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갖게 하고 부밍업을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름이 5만 2000건이 제안됐는데 이 수치는 세종시의 2100건에 비해 25배나 많은 것이고 저희는 나름대로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북부자치도가 생기면 무엇이 달라집니까”라는 질문에는 “경기북부에 있는 연천군은 전체 면적의 95%가 군사보호구역입니다. 파주는 88%가 군사보호구역입니다. 공사나 증축을 하려 해도 제약을 많이 받거나 군부대의 승인,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도 규제 때문에 안 되는 것이죠. 이론적으로 발전 먼저 시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균형이 더 심해질 것입니다. 규제를 먼저 풀라고 하시는 데 역대 정부가 규제 푼다고 하면서 제대로 푼 적이 없습니다. 구조적으로 안 되게 돼 있습니다. 북부에 필요한 건 게임체인저입니다.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죠. 아주 과감하게 패키지로 할 수 있는 방법, 인프라, 교통, 의료를 한 번에 푸는 게임체인저가 북부특별자치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건국대학교 소순창 교수는 라이브 방송에 참여해 “경기북부는 남부와 경제권과 생활권이 동일하지 않고 분리돼 진행돼 왔다. 오랫동안 경기북부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지만 경기북부특별지역이 새롭게 만들어지면 지역의 문제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김동연 지사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균형발전 특면에서 경기북부 지역의 독자적인 성장의 거점, 발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경기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인천과 강원 일부 지역이 함께 발전 모델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김동연 지사는 방송 도중에도 청취자들의 댓글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성가신 북부 버리기”라는 댓글에는 “북부를 버리다니요. 북부를 더 발전시키고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답했고 “반대가 높으면 그만두실 건가요”라는 질문에는 “도민 의견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 경기북부에서 특별자치도에 65%가 찬성, 반대는 16%에 불과했다는 조사 결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찬성하는 분 반대하는 분 여러분들이 의견을 주고 계시지만 찬성하는 분뿐만 아니라 반대하시는 분 의견도 아주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반대하는 분도 계시지만 조사 결과 찬성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주민들이 원하시는 대로 하는 것이 경기지사로서 가야 할 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연천을 지역구로 둔 윤종영 도의원과, 의정부 지역구의 오석규 도의원이 당은 다르지만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필요성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전했고 파주을의 박정 국회의원도 “당을 떠나 꼭 필요한 일이며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분도하면 좋아진다는 정확한 근거를 알려달라”는 질문에 “이미 북부대개발 비전을 내놨습니다. 우선 인프라를 깔아서 길 위의 시간을 1시간 줄이고, 미래 산업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 우리 경기도의 소득이 대폭 늘어나고 이것으로 대한민국 전체 소득이 1년에 0.31% 올라갑니다. 또한 DMZ를 포함한 잘 보존된 생태와 자연으로 인한 관광명소가 생겨날 것입니다. 일과 집과 쉼터가 확보됩니다. 병원, 도서관, 대학교가 생기고 늘어납니다. 이렇게 발전시키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1시간을 예상하고 시작한 라이브 방송은 3시간을 넘겼다. 김동연 지사는 댓글 수백 건을 읽고 답했다. 라이브 방송은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김 지사의 휴대전화가 과열돼 잠시 방송을 중단해야 할 정도였다.
김동연 지사는 마지막으로 “명칭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북부특별자치도 추진 이유는 경기북부의 잠재력을 믿고 발전시키기 위해서이며, 규제 풀고 발전 먼저 시키고 하는 것은 현재 구조상 불가능하다. 이 판을 뒤집기 위한 게임체인저로서의 특자도와 특별법이 필요하다”라고 정리했다.
김 지사는 이날 무례한 질문과 원색적인 비난까지도 피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정치인, 단체장들이 보여준 적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소통이었다. 김 지사는 “반대나, 부정적 의견을 가진 분들도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면서 “여러분 의견도 소중하게 잘 검토하겠습니다. 도민들 의견 받드는 것이 제게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라며 방송을 마쳤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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