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꾸준하고 액면분할 호재, 시총 3조 달러 고지 가시권…추가 상승론에 무게 실려
신중론의 핵심은 경쟁자들의 등장과 수요 둔화로 엔비디아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자들은 엔비디아에 버금가는 인공지능(AI) 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획기적인 AI칩 설계에 성공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수요처와 생산능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엔비디아의 AI칩은 대만의 TSMC에서 생산하는데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아직 짓지도 않은 인텔 반도체 공장에 선주문을 넣는 업체들이 등장한 이유다.
수요둔화 우려도 일론 머스크의 xAI가 엔비디아 칩을 대량 구매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설득력이 약해졌다. 거대 IT기업들의 AI 서비스 개발 투자는 날로 치열해지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그림자를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AI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인 쿠다(CUDA) 생태계를 구축해 놓았다. 엔비디아의 칩에서만 구동된다.
시장은 오히려 액면분할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미국 시가총액 최상위에 오른 초대형주들은 예외 없이 주가상승에 따라 거래 단위가 커지면 액면분할을 단행했고, 모두 주가가 급등했다. 액면분할은 최소 거래 단위 가격을 낮추는 조치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개별주식 옵션 투자가 성행하는데, 액면가가 낮아지면 옵션 가격 역시 이에 비례한다.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콜(Call) 옵션을 판 쪽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현물 주식을 사야 한다. A 증권사가 투자자 B에게 현재 10만 원인 주식을 한 달 뒤 11만 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2000원에 팔았다고 치자. 한 달 뒤 주가가 12만 원이 되면 B는 2000원을 투자해 1만 원을 벌게 된다. 수익률이 무려 500%다. 반면 A는 옵션을 팔면서 주당 10만 원에 주식을 사서 B에게 넘기지만 옵션 판 돈 2000원이 남는다. 만약 한 달 뒤 주가가 10만 8000원이라면 B는 콜옵션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 A는 10만 원에 산 주식의 시세차익 8000원에 옵션 판 톤 2000원을 더해 1만 원을 벌게 된다.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월가의 엔비디아 목표주가 평균은 1200달러다. 현주가 대비 상승여력은 5% 미만이다. 하지만 투자의견의 88%가 매수다. 목표주가를 높이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높은 곳은 1400달러, 낮은 곳은 100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주가가 1233달러를 넘게 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증시 역사상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은 3번째 기업이 된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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