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문동주 등 선발 분전…페라자 부상에도 주축 타자들 3할대
김경문 감독이 사령탑을 맡기 시작한 KT 원정 경기에서 3전 전승을 이루며 승률을 0.458로 끌어 올렸고, 순위도 7위로 올라섰다. 이 순위는 한화가 계속 연승 행진을 이어갈 경우 쉽게 바뀔 수 있다. 6월 6일 현재 NC 다이노스와 승차가 0.5경기 차에 불과하고 5위 SSG 랜더스와는 3.5경기 차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상승세에서 선발 투수들의 분전이 눈에 띈다. 외국인 투수들이 없어도 류현진이 자리를 잡고, 문동주가 돌아오면서 마운드가 탄탄해졌다. 다른 팀들이 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애를 먹는 사이 한화는 안정적으로 선발 야구를 이어가고 있다. 선발 야구는 6월 들어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팔꿈치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리카르도 산체스가 복귀했고, 방출된 펠릭스 페냐를 대신해 하이메 바리아가 투입된 상황에서 하이메 바리아-류현진-리카르도 산체스-문동주-황준서 또는 조동욱의 로테이션이 정립된 것이다.
타선도 눈에 띄는 성적을 내고 있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채은성, 노시환, 황영묵, 최재훈, 안치홍, 김태연 등 팀의 주축 타자들 대부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겸비한 김경문 감독이 팀을 이끌면서 더그아웃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김 감독은 베테랑을 중용하는 지도방식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이전 인터뷰에서 베테랑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줘야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리모델링’이란 명분하에 나이 먹은 고참 선수들을 내보내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이끌어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 기조의 김경문 감독한테 한화에서 재회한 류현진의 존재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마운드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류현진을 대표팀이 아닌 프로팀에서 같은 팀의 감독과 선수로 만났다. 당시에 젊고 패기 넘치는 ‘괴물’ 투수가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됐고, 메이저리그에서 생활을 마무리 지은 후 친정팀으로 복귀해 후배들을 이끄는 상황이 김 감독으로선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감독이자 평소에 존경하는 지도자였던 김 감독을 한화 사령탑으로 재회하니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 감독은 이전의 불미스러운 일과 올 시즌 거듭된 부진으로 2군에 머물렀던 하주석을 1군에 올려 선입견을 배제한 채 다가서고 있다. 나이 어린 선수들과도 친밀한 스킨십으로 카리스마 대신 부드러움을 나타내는 중이다. 무엇보다 경기 중 적절한 투수 교체 타이밍과 잦은 작전 대신 선수들한테 믿고 맡기는 경기 운영을 보여줘 팬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한화 감독으로 선임되기 전까지만 해도 일부 팬들은 ‘올드보이’의 귀환을 반기지 않았다. 그러나 단 3경기 만에 부정적인 여론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섰다. 6년 만에 리그 감독으로 돌아온 김경문 감독과 한화가 올 시즌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지 그 동행을 지켜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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