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경기도에서 향후 대북사업에 대한 특혜를 기대한 대가로 경기도를 대신해 북측에 지급하기로 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쌍방울이 이화형 전 부지사에게 2018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을 제공하고, 이 전 부지사 측근에게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는 등의 행위로 3억 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과 2억 5900여만 원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화형 전 부지사는 해당 사건 공모 혐의와 쌍방울 측으로부터 억대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대북 경제 협력 사업을 위한 계약금 성격의 지급이었을 뿐 경기도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행태에 비춰보면 장기간 뇌물 및 정치자금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원받았다. 피고인은 고위공무원으로서 수십 년간 우리 사회에서 노력했지만, 이런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적 지위를 활용해 북한에 자금을 지급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런데도 수사부터 재판까지 반성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부인하고 있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의 법률 대리인인 김현철 변호사는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이 대단히 검찰 친화적인 방향으로 편파 진행됐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사후 주장만을 검찰이 선택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다음 항소심에서 평균적인 법관이 판단한다면 결과는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의 선고로 이제 이목은 이재명 대표에게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판단 중이다. 다만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이 전 부지사의 1심 선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