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씨는 범인을 저지하려다 왼쪽 얼굴을 9㎝ 이상 베이고 광대뼈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지만 물러서지 않고 범인의 흉기를 빼앗아 다른 승객들과 함께 제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쉬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범인 제압 후 일본 판타지 만화 ‘장송의 프리렌’의 유명한 대사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를 읊은 사실을 언급하며 “해당 대사가 나에게 용기를 줬다. 그때로 돌아가도 내 생각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만화 ‘장송의 프리렌’에 나오는 용사 ‘힘멜’은 고결한 성품과 용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헌신의 상징인 캐릭터다.
해당 만화 속에서 힘멜의 동료들은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 테니까”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타이중시 정부는 지난 4일 쉬 씨를 포함해 범인을 함께 제압한 17명에게 표창장과 보상을 전달했다.
대만에서는 애니메이션과 피규어, 게임 등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이른바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가 많은 편이지만 2014년 발생한 타이베이 지하철 칼부림 사건을 계기로 부정적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됐다.
당시 지하철 안에서 대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4명이 숨지고 24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으로, 가해자가 평소 게임을 즐긴 것이 알려지자 폭력적인 게임이 ‘묻지마 칼부림’의 원인이 됐다는 사회적 진단이 퍼졌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