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급감, 올해 실적 개선 주목…W컨셉 “상품 경쟁력 가진 브랜드와 협업 방침”
#패션 플랫폼 마케팅은 달라야 하는데…
SSG닷컴은 2021년 4월 2650억 원에 W컨셉을 인수했다. 사모펀드 IMM PE가 당시 W컨셉 지분 80%를 갖고 있었고, 나머지 20%는 ISE커머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SSG닷컴이 이들로부터 W컨셉 지분 100%를 전량 인수한 것이다.
2022년 상반기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2022년 1분기 온라인 의복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W컨셉 거래액(GMV)은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 증가한 881억 원을 기록했다.
IMM크레딧솔루션은 2022년 W컨셉에 1000억 원을 투자하려고 시도했다. IMM크레딧솔루션은 당시 W컨셉의 기업가치를 5000억 원으로 측정했다. IMM 입장에서 W컨셉 매각 1년 만에 기존 매각가의 두 배 가격에 다시 사겠다는 것이었다. 신세계그룹은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사례라며 고무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2년 말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이 나타나면서 IMM크레딧솔루션의 W컨셉 투자도 무산됐다. 이후로는 고전이 이어졌다. 29CM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패션 플랫폼 1위 지위를 내줬고, 이에 따라 W컨셉의 이익률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W컨셉의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W컨셉은 지난해 9월 이주철 G마켓 전략사업본부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W컨셉은 이주철 대표 취임 전부터 쇠락 기미가 보였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브랜드 마케팅 축소와 같은 비용 절감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W컨셉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광고선전비는 2022년 89억 8545만 원에서 2023년 83억 9840만 원으로 6.53% 감소했고, 같은 기간 판매촉진비는 135억 8670만 원에서 121억 347만 원으로 10.92% 줄었다. W컨셉 내부에서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절감으로 인해 현장에서 상당한 압박을 느꼈다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
G마켓은 신세계그룹에 피인수되기 전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G마켓의 흑자 비결 중 하나로 비용통제가 꼽힌다. G마켓은 오픈마켓에 입점한 판매자에게 거래 수수료와 광고료 등을 수취하고, 그 외에 조직은 비용 지출이 크지 않아 판매량이 줄어도 타격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는 패션 플랫폼에 ‘스토리’를 입혀야 한다고 분석한다. 입점 브랜드와 관련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쳐야 하고, 영업 전략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W컨셉은 이용자층이 2030 여성이라 판매 전략이 기존 이커머스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대표는 비용이 많이 드는 동영상 콘텐츠 제작 축소, 4050 여성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백화점 브랜드 입점 등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MD(상품기획자)가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W컨셉은 영업 조직, 고객서비스(CS) 부문 등에서 집중적인 인력 이탈로 고전하다가 최근 전사 차원의 경력직 채용에 나서며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W컨셉의 성장이 정체됐고, 과열 경쟁 국면 속에서 수수료 수입이 많이 줄어 올해 적자전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의 2021년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W컨셉의 당시 수수료율은 평균 28.3%였다. W컨셉의 최근 수수료율은 10%대 초반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무신사는 지난해 실질 수수료율이 9.4%까지 낮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질 수수료율은 계약서상 명목 수수료에서 무신사가 부담하는 할인 금액과 마케팅 비용 등을 제외하고 입점 브랜드로부터 실질적으로 수취한 금액을 의미한다. 입점 브랜드 입장에서도 수수료율이 낮은 무신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SSG닷컴과 시너지 창출 어떻게?
SSG닷컴은 올해 중요한 시기를 마주했다. SSG닷컴은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뿐만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연말까지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제3의 FI에 매각해줘야 한다. 두 FI는 SSG닷컴 지분 30%를 1조 원에 매입했다. 신세계그룹은 최소 이 금액을 보장해줘야 한다.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 신세계그룹이 해당 SSG닷컴 지분 30%를 인수해야 한다.
W컨셉 내부에서는 SSG닷컴과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W컨셉 내부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백화점 등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W컨셉과 신세계백화점의 시너지 효과는 수년 전 현실화되는 분위기였다. W컨셉은 2022년 3월 약 7000개 입점 브랜드 중 20여 개를 선별해 신세계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했고, 꽤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 W컨셉이 당시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매장은 한 달 만에 매출 3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일각에서는 2040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의류 전문 쇼핑몰이라는 명확한 콘셉트가 외형 성장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으나 실제로는 독보적인 여성 브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장점이 되고 있다”며 “신세계그룹의 MD 역량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W컨셉의 카테고리 확장과 이에 따른 객단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호평한 바 있다. 그러나 패션업계에서는 백화점 내 매장 오픈 외에도 추가 시너지 효과 창출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W컨셉은 ‘상품 경쟁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W컨셉은 신규 브랜드 발굴·육성을 통해 성장 발판을 제공하고,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가진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W컨셉 관계자는 “SSG닷컴에도 W컨셉 상품 연동을 통해 다양한 채널에 상품이 보여질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다”며 “W위크 등의 대형행사를 성황리에 운영 중이며 하반기까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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