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지오 옹호한 산업부가 의구심 더 키워…자료 제출 계속 거부 땐 형사처벌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에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직접 발표했다.
“이해가 안 된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사례가 있었나.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적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도 그런 적 있었다고 해서 확인했더니 사실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설명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처럼 어느 지역에, 어느 광구에, 140억 배럴 규모의 가스와 석유가 있다는 것을 세계 최고의 회사가 검증해 줬다며 구체적으로 말한 사례는 없다. 지금 액트지오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대통령이 총선 이후 이반한 민심을 되돌려보려는 국면 전환용 발표 아니었냐는 의심이 굳어져 가는 이유다.”
―민주당은 국면 전환용이라고 의심한다.
“국면 전환이 안 된다. 플러스여야 국면 전환이 된다. 세계 최고 기업이라던 액트지오는 세금도 제대로 못 낸 부실한 1인 기업으로 밝혀지고 있다. 액트지오가 내놨던 보고서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발표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아브레우 고문은 엑손모빌 출신이고, 가이아나 유전 개발에도 참여했다.
“아브레우가 잘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검증이 안 되고 있다. 실제로 자기가 어떤 자문을 했고, 어떻게 참여했는지 구체적으로 이력이 나와야 하는데 (짧은 이력만) 떠돌 뿐이다. 무슨 일을 어떻게 기여했고 가이아나 유전 개발에서 어떤 역할을 구체적으로 수행했고, 얼마의 성과를 냈는지 그런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액트지오가 가정집에 있고, 1인 기업이고, 세금도 못 내서 법인 자격이 박탈됐었다는 이야기만 계속 나왔다. 그리고 주력 업종이 컨설팅과 교육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액트지오의 아브레우가 진짜 전문성이 있는 사람 맞느냐는 의구심만 커지는 상황이다. 아브레우가 방한했을 때 자신의 경력을 좀 더 자세히 설명했으면 좋았을 거다. 그런데 신뢰성에서 마이너스였다. 그래서 주식이 떨어졌다. 시장이 반응했다.”
―정부가 액트지오, 그리고 아브레우에게 사업을 맡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명경쟁 입찰이었다. 지명경쟁 입찰은 발주처가 입찰에 참여할 곳을 정하는 방식이다. 발주처가 A 기업, B 기업, C 기업만 참여하라고 정한다. (산업부는) 4개 기업이라고 했다가 최근에는 3개라고 정정했다. 우리는 액트지오 말고 나머지 두 기업이 궁금하다. 액트지오보다 다른 B, C 업체가 더 뛰어난 경력과 자산을 갖춘 회사라면 국민의 의구심이 더 증폭될 거다. 그래서 자료를 요청했다. 비공개라더라. 그러면 비공개를 전제로 의원실에 설명해 주면 된다. 액트지오가 가장 나은 회사였다고 설명하면 될 일인데, 안 한다.”
―석유공사,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기관들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상황인가.
“그렇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산업부는 발주처다. 발주사는 그 회사의 경력과 이력, 대표자의 경력과 이력, 사업 실적, 재무제표 다 살핀다. 그런데 액트지오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던 네티즌과 언론이 하루 만에 1인 회사이고 가정주택에 있고, 세금을 체납했다는 것을 2~3일 만에 밝혀냈다. 석유공사나 산업부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으면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산업부는 액트지오를 대변해 주는 모습이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거다. 산업부는 갑 중의 갑이다. 그런데 왜 1인 기업인 액트지오를 보호하느냐는 거다. 두 가지 의문이 든다. 먼저 산업부가 무능했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산업부가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수 있다. 산업부보다 더 강한 외부의 힘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산업부 외부의 힘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그건 모르는 거다. (액트지오는) 국민이 국책 사업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했다. 이것에 대한 해명과 책임을 물어야 할 발주처(산업부)가 오히려 보호해 주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상임위 개최를 촉구했지만 국민의힘은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협의를 종용하고 있다. 상임위 배정표를 내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어느 정도 기다려 주겠지만, 계속 기다려주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조정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국회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계속 국민의힘이 (상임위 제출을) 미룬다고 하면 국회법대로 나머지 상임위 7곳의 자리를 채워가지 않을까 싶다. 관행상 국회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정하게 돼 있지만, 사실 국회법은 본회의에서 표결로 정하게 돼 있다. 우원식 의장의 태도를 보면 강경하다. 곧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트집을 잡고 있다(6월 9일 논평)”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첫날에 기대감을 표했다. 처음부터 비판하지 않았다. 그런데 액트지오라는 이름이 나왔다. 네티즌들이 액트지오사가 있는 현장을 가봤다. 언론에서도 (관련 사실을) 찾아봤다. 우리 의원실에서도 자료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의혹이 커졌다. 그래서 민주당의 입장이 바뀌고 있는 거다. 정부의 발표가 허황된 꿈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 우려를 전달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석유를 상업화하는 게 최소 10년 걸린다고 한다. 그러면 2035년이다. 2035년은 유럽이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하는 해다. 석유의 수요가 확 줄 수 있다. 또 현재 재생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에너지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미래의 석유 가치가 지금의 가치와 같을 건지, 사업성이 같을 건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의혹과는 별개로, 실제 석유가 있어도 산업 정책 측면과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 옳지 않은 방향일 수 있다. 석유를 뽑아 올렸는데 사업성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건가. 세계적인 에너지 대전환 시기고, 독일이나 유럽이나 이런 나라들은 급속하게 재생에너지로 옮겨 타고 있는데 우리만 석유 시추에 좋아하고 있는 상황이 맞는 건지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관련 기관들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궁금하다.
“위원장이 선임되면 상임위를 개최할 수 있다. 국정조사, 청문회, 현안 질문 등을 할 때 자료 요청을 위원회 이름으로 할 수 있다. 이를 거부할 경우 처벌하는 게 가능하다.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예산 지원은 없다는 방침인가.
“5000억 원이 들어갈지 1조 원이 넘게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보 공개도 안 하고, 자료 제출도 안 하고, 국회도 배제해 놓고, 예산을 달라고 하면 줘야 하나. 그러면 국민이 국회보고 잘한다고 하거나, 정부에 협조적이라고 봐줄까. 이미 (여론조사에서) 국민 60%가 정부 발표를 불신하고 있다고 나온다. 결국 국회의 시간이 온다. 지금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예산 심의라는 시기가 온다. 석유공사는 돈이 없다. 산업부 도움 없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정부 예산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정부 예산으로 하는 사업을 국회 동의 없이 할 수 없다. 예산 책정을 제대로 받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자료 제출부터 시작해서 국민이 궁금해 하는 상황에 대해 해명하고 설득해서 동의를 얻어갈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것 없이는 예산 집행은 없다. 이 사업을 제대로 하고 싶으면 국회와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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