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사진=최준필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613/1718242783853370.jpg)
현재로선 BNK금융그룹에 포함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서는 금산분리 및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의 지분율을 4% 이하로 줄여야 하는데 롯데그룹 측이 들고 있는 BNK금융지주 지분은 10%(3월 기준 10.42%)가 넘는다. 롯데그룹이 시중은행 전환 도전을 위해서는 지분 6% 이상을 처분해야 하지만 지배력 약화를 감수하고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때 얻을 이익을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금산분리 기준 완화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향후 산업자본의 소유 가능 지분율이 상향조정될 수 있다. 형평성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산업자본의 소유 지분율이 15%까지 가능하고, 인터넷은행은 IT기업에 한해 34%까지 소유할 수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속적으로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BNK금융지주 내 주주로 참여한 롯데그룹의 행보에 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롯데그룹의 BNK금융지주 지분 구성을 보면 일본계 자본이 많았는데 이를 지우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장려하기로 했다. 같은 달 롯데그룹은 대표적인 일본 계열사인 광윤사가 가지고 있던 BNK금융지주 지분 0.84%를 전량 처분했다.
또 지난 2월 BNK금융지주 최대주주인 부산롯데호텔은 가지고 있던 지분 일부를 롯데칠성음료에 매각해 기존 2.79% 지분에서 2.42%로 0.37%포인트 낮췄다. 그 결과 2대주주였던 롯데쇼핑(2.65%)이 최대주주가 됐다. 부산롯데호텔은 한국법인이지만 자금 출처는 대부분 일본이다. 부산롯데호텔의 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46.62%), 광윤사(6.83%) 등 일본 계열사로 알려진 회사들로 구성됐다.
롯데그룹의 이 같은 행보가 BNK금융그룹의 시중은행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권 기대대로 금산분리 원칙이 완화된다고 해도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일본계 자금으로 구성된 법인이라면 BNK금융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하더라도 인가를 받기 까다롭다.
금융당국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시중은행 전환을 인가할 때 금융당국은 최대주주의 자본 적정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해외 자금인 경우 그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롯데그룹이 최대주주를 일본계가 아닌 한국계 계열사로 바꾼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최근의 조치로 BNK금융그룹에 속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 작업을 추진하기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BNK금융그룹 사옥 모습. 사진=BNK금융그룹 제공](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613/1718242991917477.jpg)
BNK금융그룹 측은 현재 BNK금융지주 소속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롯데그룹 측은 BNK금융지주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따로 답변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주주총회 때 롯데그룹 출신 박우신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지만 롯데그룹 측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