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의지가 워낙 탄탄” 일본 진출 정조준…현지 노하우 쌓은 그레인엔터와 전속계약
그런데 일본에서 다시 엔카 인기가 부활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그 중심이 한국 가수라면 어떨까. 역시 트롯의 인기가 시들했던 대한민국 가요계의 흐름을 뒤바꾼 저력을 선보인 신예 트롯 스타들이라면 일본에서도 그 어려운 일을 해내지 않을까. 요즘 가요계가 김다현의 도전을 주목하는 이유다.
5월 29일 트롯 가수 김다현이 그레인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2020년 MBN ‘보이스트롯’ 준우승, 2021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 3위(미), 2024년 MBN ‘현역가왕’ 3위에 오른 김다현은 이제 열다섯 살이지만 엄연히 현역가수다. 게다가 이번에는 MBN ‘한일가왕전’에서 비로소 우승의 영예까지 안았다. 2020년부터 두각을 드러내고 활동을 이어왔음을 감안할 때 이미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속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세 번이나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TOP(톱)3에 이름을 올리고 ‘한일가왕전’에선 우승자가 되는 과정 동안 김다현의 매니저는 바로 부친 김봉곤 훈장이었다. 청학동 훈장으로 유명한 김봉곤은 딸 김다현의 활동을 돕기 위해 청학동을 떠나 매니저 활동을 해왔다. 김다현 역시 방송을 통해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이 길을 못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표하곤 했다.
이제야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이유는 무엇일까. 속세를 떠나 매니저로 활동하던 김봉곤 훈장이 다시 청학동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일까. 요즘 워낙 흉흉한 소식이 많은데 행여 부녀 사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김다현의 선택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일본 진출이다. 김다현의 소속사가 된 그레인엔터테인먼트는 n.CH엔터테인먼트(n.CH엔터)가 설립한 트롯 레이블이다. n.CH엔터는 n.CH Japan 지사를 설립하고 일본 현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회사다. n.CH엔터는 MBN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포맷을 구입해 일본에서 ‘트롯걸재팬’을 제작하기도 했다.
사실 김다현은 일본 진출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는 이미 끝났다. 김다현은 ‘한일가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우승자에겐 상대국 언어로 된 스페셜 음원을 제작하는 기회가 특전으로 주어진다. 이에 따라 김다현은 일본어로 된 스페셜 음원 제작 기회를 확보했다. 일본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트롯걸재팬’을 제작한 n.CH엔터의 트롯 레이블 그레인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그레인엔터테인먼트는 전속계약 소식을 전하며 “그동안 일본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김다현의 일본 활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역가왕’와 ‘한일가왕전’을 제작한 크레아스튜디오의 서혜진 대표는 “김다현이 일본 진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며 “본인의 의지가 워낙 탄탄해 잘 준비하면 분명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한일가왕전’을 통해 가능성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김다현의 ‘한일가왕전’ 마지막 무대는 5회에서 방송된 3차전 ‘1 대 1 현장지목전’이었다. 여기서 김다현은 ‘쓰가루 해협의 겨울풍경’을 선곡해 일본어 가사로 불렀다. ‘쓰가루 해협의 겨울풍경’은 일본 엔카를 대표하는 곡인데 김다현은 완벽한 발음은 기본, 풍성한 감성까지 더한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김다현은 선곡 이유를 “일본에서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아신다고 하더라. 그래서 선곡했다”고 밝혔는데, 일본 특별 심사단 료가 하루히는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곡을 한국의 15세 소녀가 일본어로 불렀다는 점에서 매우 감동했다”고 화답했다.
다만 가요관계자들은 김다현의 도전이 분명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김다현이야 충분히 일본에 진출해 성공할 수 있는 자질과 매력을 갖추고 있지만 일본 가요계가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에도 일본에 진출해 큰 사랑을 받은 가수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당시와 달리 현재 일본에선 엔카의 인기가 시들하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걸그룹 등 K팝 가수들은 일본에 진출하면 성공이 어렵지 않지만 트롯이나 엔카로는 쉽지 않다”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현역가왕’과 ‘한일가왕전’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트롯걸재팬’ 출신으로 ‘한일가왕전’에 출연한 일본 가수들은 한국 가요계 진출에 연착륙하는 분위기지만 김다현 등 한국 가수들은 정반대다. 일본에선 ‘트롯걸재팬’이 일반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낮은 유료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돼 거의 화제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일가왕전’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일본에선 별다른 홍보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서혜진 대표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개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분명해 대중의 통일된 니즈가 없다”라며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데 일본은 한국의 10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대중가요 가수에게는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다현은 그 어려운 길을 앞장서서 묵묵히 나아갈 계획이다. ‘한일가왕전’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연한 ‘현역가왕’ TOP7 대부분이 일본어 가사 노래에 도전하며 일본 진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일가왕전’ 우승자로 ‘일본어로 된 스페셜 음원 제작 기회’라는 특전을 확보한 김다현이 일본 진출이라는 어려운 도전에서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길 경우 다른 일본 진출 도전 가수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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