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운영·주민 갈등 예방 위해 계획서 수립 기준 표준화…도가 검토하고 직접 컨설팅
경기도가 장기수선충당금 부족 등의 문제로 발생하는 아파트 부실 운영과 주민 갈등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장기수선계획을 표준화한다. 또한 도가 직접 아파트 장기수선계획을 검토하고 컨설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7월부터 각 시군에 사용승인을 위해 접수된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장기수선계획을 자문 신청 받아 검토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6월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시군 담당자 회의 등을 열고 서비스 제공 배경 등에 대해 설명했다.
장기수선계획은 엘리베이터 등 아파트 주요 공용 시설의 교체나 보수를 위해 장기수선 대상과 수선주기를 정하고, 매월 일정금액 장기수선충당금을 적립하는 제도다. 아파트 사업주체는 준공 후 사용승인 전에 장기수선계획을 제출해 시군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사업 주체가 최초 장기수선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부터 표준매뉴얼 없이 작성되고 검증조차 없다는 점이다. 만약 부실하게 수립된 장기수선계획서가 관리주체에 인계되는 경우 장기수선충당금 과소적립으로 이어져 시설물 관리 소홀로 안전사고 및 분쟁과 갈등 발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경기도 B 아파트의 경우는 장기수선계획서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지붕 방수 및 승강기기계장치 등 28개 항목이 누락돼 있었다.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액도 목표 대비 25%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적립하고 있었다. 경기도는 이런 문제 개선을 위해 장기수선계획을 표준화해 시스템에 등록하고, 경기도 관리자문단의 검증을 통해 적정성을 검토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는 먼저 아파트 사업주체가 장기수선계획 초안을 작성해 국토부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의 ‘공동주택 유지관리 정보시스템’에 등록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자동계산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세부항목을 입력하면 수선 주기별 적립금액, 세대별 장기수선충당금 부과액 등 장기수선계획을 편리하게 수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렇게 수립된 장기수선계획서를 시군을 통해 경기도에 보내면 경기도 공동주택 관리지원자문단이 물량 산정, 수선 주기 설정 및 연도별, 세대별 충당금 부과의 적정성을 검토한다. 최종적으로 계획서는 시스템을 통해 관리주체에 인계돼 정기 및 수시 조정에 활용되며 장기수선계획의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도는 사용승인을 앞둔 사업 준공 예정단지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한 후 오래된 기존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계삼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최근 재건축 사업성이 불투명해지고 기축 아파트의 노후화는 지속돼 공동주택 시설관리의 중요성은 증대되고 있다”며 “이제는 건강한 성능을 유지하는 100년 아파트를 준비하는 시대가 됐다. 이번 장기수선계획 수립체계 개선방안은 도민의 71%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오래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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