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공생’ 비판한 오세훈 “톡 쏘는 사이다 몸에 좋은 생수 같은 정치 할 것”
6월 30일 민선 8기 2주년을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 한국 정치 대세는 파이터”라면서 “파이터가 다른 파이터를 때리고 그 과정에서 팬덤이 생겨나고 팬덤이 파이터를 다시 극단으로 몰아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자질 부족, 비전 부실조차 한국 정치에선 이제 흠이 아니”라면서 “싸움의 기술이 유일한 덕목”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결과적으로 파이터들이 서로의 존재 덕에 각광받으며 정치를 하는 적대적 공생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과거 날치기는 큰 잘못으로 여겨졌고 거짓말이 들통나면 당사자도 부끄러워하며 사과하고 책임지는 게 당연했다”면서 “이제는 유죄판결을 받고도 태연히 선거에 나오고, 거짓이 탄로나도 더욱 고개를 꼿꼿이 세우며 정당을 일극체제로 바꾸고도 무엇이 잘못이냐고 되묻는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참모들이나 주변에선 강성, 사이다 발언을 해야 한다고 누차 조언한다”면서 “그래서 저도 흔들리지만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면서 밋밋하지만 몸에 좋은 생수 같은 정치릃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북풍한설 얼음을 뚫고 피어나는 얼음새꽃 같은 정치를 하겠노라 마음을 다진다”면서 “대세와 싸우는 파이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오 시장 ‘생수정치론’과 관련해 “최근 정치권에서 여야가 극도로 대립하면서 피로감이 높아졌다”면서 “정치 일선에서 펼쳐지는 존재감 경쟁 대신 밋밋하지만 조용한 행정력으로 자신을 어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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