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28일 JKL파트너스로부터 티웨이항공 주식 3209만 1467주(지분율 14.90%)를 1056억 원에 인수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잔여 주식 2557만 2742주(지분율 11.87%)를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도 갖게 됐다.
티웨이항공의 현재 지배구조는 ‘예림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진다.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 지분 39.85%를 갖고 있고,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보유 중이다. 예림당은 티웨이홀딩스와 별도로 티웨이항공 지분 1.72%를 갖고 있다. 예림당 측의 티웨이항공 지분율은 29.74%인 셈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이 경우 예림당과의 지분율 차이는 2.97%포인트(p)에 불과하다. 티웨이항공의 최근 주가가 2700원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소노인터내셔널이 173억 원을 추가 투입하면 티웨이항공 최대주주도 될 수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지분 매입에 대해 호텔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미국 뉴욕에 위치한 ‘33시프트 호텔 뉴욕’을 인수했고, 올해는 프랑스 파리 ‘담 데자르 호텔’과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을 인수했다. 소노인터내셔널로서는 티웨이항공 지분을 추가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티웨이항공 지분 추가 인수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의 분석은 다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지분을 주당 3290원에 인수했다. 거래가 이뤄진 6월 28일 티웨이항공의 종가는 2450원이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웃돈’을 주고 매입한 셈이다. 대명소노그룹은 과거 항공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명소노그룹은 2010~2012년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의 한국지사 영업을 맡았고, 한때 이스타항공 인수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들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을 주고 샀다는 것은 결국 최대주주 자리까지 노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소노인터내셔널은 연이어 미국과 프랑스 호텔을 인수해 왔고, 그만큼 외연 확장 의지도 높은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티웨이홀딩스는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전환우선주(CPS) 중 최대 30%를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 2월 콜옵션을 포기했다. 결국 JKL파트너스는 지난 2월 보유 중인 티웨이항공 CPS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티웨이홀딩스가 자금 문제로 인해 콜옵션을 미행사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홀딩스의 지난 3월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억 730만 원에 불과했다. 모회사인 예림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0억 원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티웨이홀딩스의 콜옵션 미행사를 놓고 티웨이항공에 대한 경영권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소노인터내셔널이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소노인터내셔널은 최대주주(예림당)의 지분을 매입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이 지난 2월 JKL파트너스 전환우선주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한 점을 감안할 때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지분 매각은 이미 동의가 전제됐다고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론도 있다. 나성훈 예림당 대표가 그간 드러낸 애착을 고려하면 티웨이항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성훈 대표는 예림당의 최대주주이자 티웨이항공 부회장이다. 나 대표는 그간 티웨이항공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했지만 올해 3월 사내이사에 취임하면서 티웨이항공 이사회에 합류했다. 나 대표는 예림당이 2013년 티웨이홀딩스에 유상증자를 단행할 당시 “저비용 항공사업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나성훈 대표 측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 대표가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그를 도울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예림당의 현재 현금 보유량을 감안하면 소노인터내셔널과 지분 싸움에서 승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인수하면 장거리 기재 도입 등 추가 투자가 현재와 비교했을 때 가속화될 것”이라며 “소노인터내셔널은 보유 토지 및 건물을 감안했을 때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림당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광폭 행보' 소노인터내셔널 IPO 다시 추진할까
증권가 일각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호텔을 연이어 인수했고, 티웨이항공 지분도 매입하면서 상당한 현금을 지출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19년에도 IPO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인해 철회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IPO에 선을 긋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IPO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라고 말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 지분 인수 콜옵션을 행사하면 티웨이항공 지분 매입에 총 1897억 원을 지출하게 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083억 원이고, 부채비율은 585.45%다. 곳간에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닌 셈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이 당장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에 오르지 않은 것도 재무가 영향을 미쳤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명소노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지분 인수는 비용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실적은 하락세에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매출은 2022년 9261억 원에서 2023년 8470억 원으로 8.54%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76억 원에서 975억 원으로 38.13% 감소했다. 이와 관련,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2022년과 2023년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서 재무가 크게 부담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