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공의 행정처분 전면 철회…“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반응 미온적”
안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전면 철회한 데 이어 의대생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며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가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불가피한 조치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료 공백은 결국 의료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은 난망하다.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고는 하나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정작 이들이 조건으로 내건 의대 정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등 정부 정책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이탈로 매달 심각한 적자를 내며 경영난을 겪는 수련 병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건강보험 선지급 등으로 당장은 적자를 메우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조만간 지방 의료원들부터 도산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게다가 “의대생 집단 유급이 현실화하면 매년 배출되는 3000명의 신규 의사가 사라짐에 따라, 인턴, 공중보건의, 군의관도 구하기 어려워진다”며 “한 학년이 현재 정원인 3000명 + 증원 1500명 + 유급 3000명 = 현 정원의 2.5배인 7500명이 되어, 사실상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단기적으로 앞으로 몇 년간 극심한 의사 부족과 병원 도산으로 인한 의료 공백에 시달리고, 장기적으로는 수십 년간 공들여 구축해 온 값싸고 질 좋은 K-의료시스템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며 “이를 인식한 정부는 얼마 전, 2026년으로 예정된 내후년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의료계가 참여해서 함께 논의하자고 여지를 두었다. 만시지탄이기도 하지만, 대화의 물꼬를 트기에는 아직 모자라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강경일변도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막는 식의 임기응변으로는 지금의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없다. 불이익을 주지 않을 테니 돌아오라고만 해서는, MZ세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안 돌아온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일찍부터 정부와 의료계 양쪽에 의대 정원의 점진적 증원 원칙에 합의하되, 증원은 내년 입시부터 시행하고, 공론화 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증원 규모와 필수 의료 확충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시간이 없다. 어떤 문제는 시간이 해결 해주지만, 지금 의료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망가진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내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한 모든 주제를 두고 근본 처방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이대로라면 ‘아프지 않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촉구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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