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153회 범행, 지난해 내부감사로 덜미…CJ라이브시티·CJ CGV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
[일요신문] CJ라이브시티와 CJ CGV에서 횡령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의 재무팀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3년간 153회에 걸쳐 총 약 13억 원을 횡령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초 CJ그룹 내부 감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현재는 퇴직한 상태로 최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CJ라이브시티와 CJ CGV에서 횡령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CJ라이브시티는 CJ ENM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CJ ENM 센터. 사진=박은숙 기자횡령을 저지른 A 씨는 2006년 9월부터 2018년 2월까지는 CJ CGV 재무팀에 근무하면서 법인 계좌의 시재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은 직원이다. 2018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는 CJ라이브시티 재무팀에서 법인 계좌와 자금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A 씨는 CJ라이브시티를 퇴직한 상태다.
A 씨가 처음 횡령을 저지른 건 CJ CGV에서 근무했던 때다. 이 사건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2010년 2월 26일 A 씨는 CJ CGV 법인 계좌에서 16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자신 명의의 계좌로 송금했다. 같은 해 3월 8일에는 1000만 원을 법인 계좌에서 인출해 자신의 계좌로 보냈다. 이후 잠잠하다가 2012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거의 매달 횡령을 일삼았다. A 씨는 CJ CGV에 근무하면서 144회에 걸쳐 6억 82만 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A 씨의 횡령은 CJ라이브시티에서도 이어졌다. CJ라이브시티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난 2018년 11월 A 씨는 CJ라이브시티 법인 계좌에서 3000만 원을 자신 명의의 계좌로 이체했다. CJ라이브시티에서 A 씨는 2022년 8월까지 9번에 걸쳐 약 6억 7600만 원을 횡령했다. 한 번에 적게는 2255만 원에서 많게는 2억 989만 원을 빼돌렸다. A 씨는 거래처에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회사 전자기록인 회계 전표를 조작하기도 했다.
CJ라이브시티와 CJ CGV가 횡령 사실을 인지한 건 지난해 초다. CJ그룹 내부 감사로 해당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CJ라이브시티와 CJ CGV가 횡령 사실을 인지한 후인 지난해 3월 두 회사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해당 사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CJ라이브시티에는 8400만 원가량을 변제했다.
A 씨는 CJ CGV에 근무하면서 144회에 걸쳐 6억 82만 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박정훈 기자지난 4월 26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제1형사부는 A 씨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취득한 이득액이 크고 횡령 기간도 길다. 횡령 과정에서 회계 전표를 위작하고 행사하는 등 죄질과 경위가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 회사 중 일부에 대해서만 일부 피해 변제를 했을 뿐 나머지 피해에 대한 회복을 해주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4월 26일 항소장을 제출했다가 5월 7일 항소취하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A 씨 측 국선 변호인은 “항소 취하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인 CJ CGV, 비상장회사인 CJ라이브시티 모두 해당 사안을 공시하지는 않았다.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에 따르면 임원이 아닌 직원의 횡령 사안은 횡령 금액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인 경우 공시해야 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돼 있으면서 자산총액 100억 원 이상의 비상장회사는 최대주주 등의 주식소유 변동사항, 비유동자산 취득·처분 결정사항 등 재무구조에 중요한 변동을 초래하는 사항 등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공시 의무가 없다.
이와 관련,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본 사고는 해당 퇴직 직원의 개인적 일탈에 따른 것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됐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며 “횡령 피해 금액은 회계상 손실 처리는 완료됐다”라고 말했다.
CJ CGV 관계자는 “개인의 횡령에 대한 피해를 해소하려고 노력했지만 변제 여력이 안 된다고 해서 법적 조치를 취했다. 횡령 피해 금액은 재무제표상 비용으로 다 처리돼 있어 추가로 반영될 사항은 없다”며 “재발되지 않도록 내부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경기도, CJ라이브시티에 ‘K-컬처밸리’ 해지 통보…소송전으로 가나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와의 ‘K-컬처밸리’사업 시행자 협약을 연장하지 않고 해지를 통보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CJ라이브시티와 경기도는 소송전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7월 1일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류 문화 확산을 위해 추진해 온 K-컬처밸리 복합 개발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현행 사업 시행자와의 사업 협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비전과 방식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일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양 K-컬처밸리’ 사업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사진=경기도청K-컬처밸리 사업은 CJ라이브시티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 6400㎡(약 10만 평)에 약 1조 8000억 원(2020년 6월 기준)을 투입해 K팝 전문 공연장 ‘아레나’와 상업시설, 호텔 등을 짓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사업계획이 여러 차례 변동되면서 착공이 늦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2021년 10월 아레나를 착공했지만 전체 공정률 3%로 공사는 멈췄다. 한국전력은 2028년까지 아레나를 제외한 부지에 대규모 전력 공급이 불가하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당초 완공 기한인 2020년 12월을 넘기면서 사업이 완료된 뒤 부과되는 지체상금(공사지연배상금)을 두고 양측의 이견도 생겼다. 지난해 10월 CJ라이브시티는 완공 기한을 연장해달라며 국토교통부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에 사업협약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조정위는 경기도에 완공 기한 재설정과 지체상금 감면을 권고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일부 사업장에만 특혜를 줄 경우 배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감사원에 조정위 권고안에 대한 사전컨설팅을 맡겼다. 감사원 사전컨설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에 협약 해제 재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7월 10일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CJ라이브시티의 사업 추진이 부진하고 재개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지사는 “CJ라이브시티는 전력공급 주체인 한전과 전력 사용량 조정 등에 대한 협의를 실시하지 않는 등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2021년 10월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부지에서 열린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착공 및 비전 선포식. 사진=연합뉴스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J라이브시티의 매몰 비용을 경기도는 2000억~3000억 원, CJ라이브시티는 7000억 원으로 추산한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에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 사업계획을 변동하는 과정에서 인허가가 지연됐다는 것이 CJ라이브시티 입장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사업에 사업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수도 있다.
경기도는 공공주도 공영개발 방식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지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경기주택도시공사(GH) 중심의 단독 추진 또는 공동사업 시행, 사업목적법인설립 등의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경기도는 해당 부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외부 투자를 촉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오준환 경기도의회 의원은 “GH의 경영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GH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얘기도 TF가 꾸려진 뒤 며칠 사이에 나온 데다 지정 여부도 불투명하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에 사업협약 해제 타임라인을 요구하는 경기도 청원은 지난 7월 11일 기준 도지사 답변 기준인 1만 명을 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