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2차 토론회. 사진=방송 캡처](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712/1720756645359240.jpg)
윤상현 후보도 “이건 정치 이전에 인간의 감수성에 대한 문제”라며 “적어도 내가 아는 형수님(김건희)이 문자를 5번 보냈으면 ‘공적으로 논의해서 답을 드리겠다’고 하는 게 인간”이라며 한 후보를 직격했다. 원희룡 후보의 경우 “정책 비전과 리더십 경쟁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며 문자 관련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당시 여러 가지 경로로 김 여사가 실제 사과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전달받고 있었다”며 “그 상황에서 제가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더 심각한 악몽 같은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 제가 이걸(당시 사정을) 다 공개했을 때 정부와 대통령실이 위험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한 후보는 그러면서 “김 여사는 지금까지 사과를 안 하고 있다. 사과할 의사가 있으면 저한테 허락받을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당대표가 된다면 더 어려운 상대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중에 누구냐”라는 질문엔 후보들 간 입장이 갈렸다.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윤상현 후보는 이재명 전 대표를 꼽았다.
총선 책임론을 두고도 후보들은 부딪혔다. 한 후보는 “제가 지원 유세 다닐 때 세 분은 왜 안 하셨나”라고 물었다. 나 후보는 “책임을 뒤집어씌우신다. ‘저는 제 지역을 지키는 것만 해도 너무 어렵다. 한강 벨트를 사수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없다’며 분명히 할 여력이 없다고 말씀드렸다. 총선이 얼마나 어려웠나”라고 반발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저는 차라리 불출마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했다. (나 후보 등은) 본인 선거만 뛰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도 “(비대위원장으로서)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이런 말씀을 할 수 있나”라며 “원 후보도 그렇고 모두가 다 지역에서 열심히 백병전을 치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며 “제가 이재명을 꺾으러 간 사람이었는데 여론조사에서 거의 불가능한 도전으로 나와서 잠을 3~4시간 자며 사투를 벌였다”고 했다.
후보들은 일명 ‘밸런스 게임’ 질문을 받고는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후보는 무인도에서 함께 산다면 국민의힘의 ‘찐윤’ 이철규 의원(1번)과 총선백서TF위원장 조정훈 의원(2번) 중에서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1번을 선택하면 2번도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또 “과거로 돌아간다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식사(1번)와 김 여사 문자 답장(2번) 중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엔 1번을 골랐다.
나 후보는 “국민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은 이미지를 공주(1번)와 친일(2번) 중 골라 달라”는 질문에 2번을 고르며 “이제는 친일·반일 프레임을 넘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오랜 지인의 문자 읽씹(1번)과 연판장 받기(2번) 중 무엇이 더 기분 나쁘냐”는 질문에 2번을 골랐다.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초선 의원들이 나 후보의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린 바 있다.
윤 후보는 “한 곳만 간다면 지역구 최대 축제(1번)와 아버지 팔순잔치(2번) 중 어디를 가겠느냐”는 질문에 1번을 고르며 “일단 지역구부터 갔다가 아버지의 팔순은 개인적으로 챙기겠다”고 했다. “배가 침몰하는데 구명조끼가 한 개만 있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1번)과 윤석열 대통령(2번) 중 누구에게 주겠느냐”는 질문엔 1번을 고르며 “(박 전 대통령이) 여성분이고, 윤 대통령은 수영을 좀 하고 박 전 대통령은 수영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원 후보는 “내일 한일전이 열리면 손흥민(1번)과 이천수(2번) 중 누구를 기용하겠느냐”는 질문에 2번을 택했다. 되돌리고 싶은 과거 발언으로 박근혜 탄핵(1번)과 민주당 입당 가능(2번) 중엔 1번을 골랐다. 원 후보는 “2번은 사실이 아니고, 1번은 당시 보수의 궤멸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민주당 프레임에 우리가 말려들었다. 다시는 말려들지 말자는 것을 가장 깊은 교훈으로 새기고 있다”고 했다.
![7월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 참가한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후보. 사진=이종현 기자](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0712/1720751166335017.jpg)
한 후보는 “(청담동 첼리스트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은 녹음이라도 틀었다. 원 후보는 김 의원보다 못한 것 같다. 그냥 던져 놓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식의 구태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는 “(원 후보 주장은) 그냥 뇌피셜”이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후보자 사퇴와 정계 은퇴 약속하라”고 했다.
원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에서 활동했던 김경율 회계사를 한 후보가 금감원장에 추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 허위사실 유포를 말아 달라”고 했다. 원 후보는 “인수위원회 때 기획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 추천이나 과정에 대해 다 알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인데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물었다. 한 후보가 “사퇴하겠다. 원 후보는 어떻게 하겠나”라고 받아쳤고, 원 후보는 “책임지겠다”고 했다.
토론회에선 “민주당 의원들 중 가장 탐나는 인재가 누구냐”는 질문도 나왔다. 나경원 후보는 “탐나는 건 아니고, 데려오고 싶은 의원이 있다”면서 “이재명 의원”이라고 했다. 나 후보는 “이재명 의원을 데리고 오면 국회 분란과 민주주의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희룡 후보는 “아무도 내키지 않는다”라는 것을 전제로 추미애 의원을 선택했다. 원 후보는 “추미애 의원이 정권 창출을 만들어줬다. 그 비법을 적용하고 싶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국회 폭거를 막기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모셔올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윤상현 후보는 “가장 친한 정성호 의원이 탐난다. 소신 있고, 합리적”이라고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