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 측의 "박수홍이 여성과 동거하는 것을 목격한 사실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 씨는 "목격한 적이 없다"면서도 박수홍의 부모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2019년 10월 쯤 SBS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 촬영이 있어 시부모님 차를 타고 (박수홍 자택을) 청소하러 갔는데 현관에 여자 구두가 있었고 옷방과 안방에도 여성 의류와 여성 용품이 있었다"라며 "아버님이 혼자 (청소하러) 가실 때도 있었는데 그때 오셔서 하신 말씀이 '(박수홍이) 여자랑 있다'라는 말이었다. 2019년 11월께에 '수홍이가 이제 얘(여성)가 (청소)할 거니까 아버지는 안 오셔도 된다고 했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미성년자도 아닌 성인이 교제를 하면 서로의 집에 방문할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 동거로 단정할 수 있나"는 질문에는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수시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렇다고 믿었다"고 답했다. '허위의 인식이 없었다'는 앞선 주장처럼 실제 동거 사실을 목격한 적이 없어도 이를 사실로 믿을 만한 배경이 있었다는 취지로 파악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지인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에 이 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배경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이 적은 댓글로 저희 부부가 횡령범이 되면서 딸이 학교도 갈 수 없어 너무 힘들어 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횡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지인에게 얘기하고 싶었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씨는 박수홍, 김다예 부부와 관련한 허위사실을 '사이버 렉카' 유튜버인 고 김용호에게 제보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박수홍 측은 김용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김용호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한편 이 씨·박진홍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 대표 부부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항소심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이들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박수홍의 개인 자금과 법인 자금 등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앞선 1심에선 이들의 횡령 혐의 중 회삿돈 약 20억 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됐고, 박수홍의 개인 계좌 네 개를 관리하며 약 320회에 걸쳐 16억 원 상당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박진홍 대표에게는 징역 2년, 공범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형수 이 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박수홍은 지난 7월 10일 친형 부부 항소심 첫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심 판결을 보며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한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재판이 정말 힘들지만 바로잡으려 한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