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1990년대 트롯 전성기 이끌어낸 ‘4대 천왕’…“트롯계의 큰 별이 졌다”
7월 16일 가요계에 따르면 현철은 전날인 7월 1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그는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신경 손상으로 건강이 악화돼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42년 생인 현철은 1969년 '무정한 그대'로 데뷔했으나 큰 인기를 얻지 못해 긴 무명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후 1980년 해체까지 작곡가 박성훈과 '현철과 벌떼들'이란 밴드를 결성해 팝송 번안곡으로 활동했으나 이 역시 주목받지 못했다.
1982년부터 솔로 가수로 다시 돌아온 현철은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봐' 등 히트곡을 발표하며 조금씩 대중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이후 1986년 발표한 '내 마음 별과 같이'에 이어 1988년 곡 '봉선화 연정', 1990년 '싫다 싫어'가 연달아 메가 히트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KBS 가요대상'을 받는 등 톱 가수 반열에까지 올랐다.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와 함께 1980~1990년대 트롯 부흥기이자 전성기를 이끌어낸 '트롯 4대 천왕'으로 불리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도 활동을 이어왔지만, 2018년 경 경추 디스크를 다치면서 신경 손상을 입어 재활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2023년 4월 현철의 아내는 문화일보와 함께한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건강이) 많이 좋아졌지만 활동할 정도는 아니다. 오랜 기간 현철로 살았으니 남는 시간은 이제 자연인 강상수로 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그의 비보에 가요계는 큰 슬픔에 잠겼다. '봉선화 연정'을 만든 작곡가 박현진의 아들로 알려진 가수 박구윤은 "저희 아버지께 늘 하시던 말씀이 '구윤이 나 주라, 내가 키울게.' 늘 그렇게 저를 예뻐하시고 업고 키워주신 가요계의 큰 별, 현철 큰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나셨다. 오랜 시간 투병 끝에 작고하셨기에 많이 힘드셨을 거라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큰아버지 가시는 길 다 같이 기도해주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가수 김수찬도 "선생님, 그곳에서는 평안하셔요. 신인 때 잘 챙겨주셨는데 함께 한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곧 뵈러 갈게요"라며 고인을 기렸다.
고 현철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으며, 7월 18일 발인 예정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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