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가장 앞서고 송경호 밀려났다는 평…임관혁·신자용·최경규도 거론
#법무부 추천위 본격 가동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맡았다. 후보추천위는 당연직 위원 5명과 비당연직 위원 4명으로 구성되는데, 당연직은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이고, 비당연직은 위원장인 정 전 총장 외에 이진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김세동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위촉됐다.
15일까지 국민천거가 진행됐는데, 같은 시기 추천위원회 위원들도 각각 ‘추천할 사람’을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흐름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위원마다 추천할 사람을 한 명씩 골라서 제안하기로 했다”며 “검찰총장에 지원할 마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명망 있는 법조인들에게 연락이 여러 곳에서 오갔다”고 귀띔했다.
#가장 앞서 있는 유력 후보는 법무부 차관 심우정
법조계에서는 심우정(53, 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검찰 내 인사와 기획 업무를 두루 경험한 심우정 차관은 검찰 내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는 평을 받는다.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등 기획 에이스가 갈 수 있는 보직을 경험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이 같은 이유로 주요 보직에서 배제됐지만, 윤석열 정부 이후 주목받으면서 대검 차장검사를 거쳐 법무부 차관까지 올랐다.
충남지사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아들로, 검찰 내에서 신망도 높은 편이다. 함께 근무한 선후배들에게 유연하게 업무를 조율해 처리한다는 평을 받는다. 인사 업무 경험이 있고, 이원석 검찰총장(사법연수원 27기)보다 선배라는 점에서 ‘조직 안정’에 유리하다.
심우정 차관과 동기인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동기들 사이에서 일도 잘하지만 인품도 좋다는 평을 받는 게 심우정”이라며 “현재 고검장, 검사장들이 26기에서 31기까지 있는 상황에서 26기가 검찰총장이 되면 검찰 내 심각한 저연차화를 1~2년 기수만큼 지연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수통들은 배제될 가능성 높아
‘기획통’ 심우정 차관이 앞서 있는 가운데 당초 유력했던 송경호 부산고검장(53, 사법연수원 29기)은 후보군에서 완전히 밀려났다는 평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될 때만 해도 ‘이원석–송경호’ 순서로 특수통들이 검찰총장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으면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임관혁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6기)과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8기)도 후보로 거론된다. 임관혁 고검장은 평검사 시절 한명숙 전 총리를 수사했고,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특수1부장을 역임하면서 정윤회 게이트, STX 정관계 로비, 성완종 리스트 등 정치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했다.
임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중용받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장도 맡았지만 “무리하게 수사할 수 없다”며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외압·사찰 의혹 등을 무혐의 처리했고 이후 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이후 서울동부지검장-대전고검장으로 빠르게 영전했다.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기획·특수통이다. 법무부에선 형사기획과 검사 검찰과장, 검찰국장 등을 지냈고 검찰에선 중앙지검 형사4부장·특수1부장, 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두 사람은 모두 ‘특수통’이라는 게 되레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문제가 있으면 파헤쳐야 한다’는 원칙하에 정치권력 수사에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이는 특수통 출신들을 중용했다가 김건희 여사 사건 처리에 불만을 가진 대통령실에서 특수통을 또 다시 차기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신자용 차장검사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함께 근무하면서 ‘한동훈 측근’이라는 이미지도 있다는 후문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신자용 검사장을 대검 차장검사에 앉힌 것은 ‘대검에 믿을 사람을 보내기 위함’도 있기에 한동훈 사람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기획 라인들과 다르게 특수통들은 자기들만의 명확한 스타일이 있는데 이원석 총장에게 한 번 데였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실이 특수통을 또 낙점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밖에서도 등장하는 후보군
지난 5월 검찰을 떠난 최경규 전 고검장(사법연수원 25기)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했지만 이후 인천지검 형사4부장, 수원지검 형사1부장,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 형사부 근무 경험이 많았던 인물로 ‘대통령실이 믿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는 평이 나온다.
실제 대통령실 안팎에서 ‘최경규’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대통령실 흐름에 정통한 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특수통은 절대 안 된다는 기조하에 조직 안정을 위해 기수를 올리면서도 형사나 기획통 중에 고르는 게 좋겠다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 최경규 전 고검장도 거론되는 것 같다”며 “사법연수원 17기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오면서 이원석 총장(27기)보다 기수가 조금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추천위가 심사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총장 후보자 3명 이상 추천하고, 장관은 이중 1명을 최종 검찰총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대통령은 장관이 제청한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송부한다. 이후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까지 고려할 때 이르면 다음 달 초에는 차기 후보를 낙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선 대통령실 흐름에 정통한 검찰 출신 법조인은 “심우정 차관이 워낙 앞서 있는 탓에 큰 이변이 없으면 인사가 빠르게 나오지 않겠느냐”며 “이원석 검찰총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그만큼 빠르게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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