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얇은 종이를 바닷속 아름다운 산호초로 탈바꿈시키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가 있다. 영국 출신인 로건 브라운의 3차원 작품들은 자연을 그대로 종이 위에 옮겨 놓은 듯 사실적이어서 매우 놀랍다. 특히 산호초를 주제로 한 시리즈는 예술과 환경보호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전세계의 산호초는 해양 오염, 질병, 서식지 파괴로 인해 고통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 또한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브라운의 작품들은 바로 이런 점을 고발하고 있다. 요컨대 건강한 산호초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상이 아닌 하얀 종이를 사용해서 만든 그의 작품은 창백하게 손상된 산호초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작품을 볼 때마다 엄숙한 느낌이 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간혹 산호초에 색을 입히기도 하지만, 이는 손상된 산호초와 건강한 산호초 사이의 극명한 대조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가령 2022년 작품 ‘고스트 코랄’은 중심 부분에만 색깔이 있는데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흰 부분이 색깔이 있는 중앙까지 침투해 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궁금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의 세심한 기술 역시 감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종이에서 복잡한 문양들을 조심스럽게 잘라내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출처 ‘마이모던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