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북단 성남시, 남단은 용인시 소유로 대립…40여 년 만에 왕복 4차선 재가설 절차 밟아
고기교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과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을 잇는 길이 25m·폭 8m 다리로 용인시가 1986년 최초 건설했다. 그런데 교량 북단은 성남시가, 남단은 용인시가 각각 소유하고 있어 고기교를 재가설하거나 확장하려면 양쪽 시의 합의가 필요했다.
용인시는 고기교 인근 상습적인 차량 정체,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 등으로 고기교 확장을 추진했던 반면 성남시는 유입될 교통량 분산 대책(대장지구, 서판교 지역 교통난 해결)을 요구하는 등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2020년 국민권익위가 지자체 간 갈등 중재를 권고했지만 양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경기도의 중재도 통하지 않아 2021년 경기도는 고기교를 둘러싼 용인시와 성남시의 반목을 갈등관리 1등급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과 8월 고기교를 방문해 갈등 해결에 노력을 기울였다. 같은 해 9월 용인시와 성남시는 경기도 중재 속에 상생 업무협약(고기교 주변 교통개선을 위한 경기도-용인시-성남시 간 상생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용역을 먼저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상생협력 협약안에는 △고기교 주변 난개발 방지,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 △고기동 주변 민자도로 사업과 연계한 주변지역 교통난 해소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연구용역 추진, 고기교 확장사업협력 △인근 도로(용인시 중로3-177호선) 조기 건설 및 확장을 통한 교통량 분산 등이 담겼다.
용인시와 성남시가 합의한 이번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개선 대책(안)은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개선 대책에 대한 구체적 역할과 계획이 담겼다.
먼저 용인시는 단기 1구간 고기교와 중로 1-140호선, 단기 2구간의 고기교 우회도로인 중로 3-177호선의 신설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기교는 준공 후 40여 년 만에 확장‧재가설 절차를 밟게 된다. 성남시는 단기 1구간의 북측 교차로 개선에 나선다. 경기도는 이번 교통개선(안) 합의로 내년부터는 관련 예산 확보 등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7월 21일 자신의 SNS에 “경기도의 3차례 현장 방문과 2022년 9월 경기도-용인시-성남시의 상생협약 체결 등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결실을 맺었습니다”라며 “고기교가 왕복 4차선 다리로 확장·재가설 절차를 밟게 됐다는 점을 보고 드립니다. 2026년 사업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올해 1월 31일에도 고기교를 찾아 인근 교통체증 실태를 살펴보고 ‘고기교 주변 도로 교통영향분석’ 용역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김 지사는 앞서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 고기교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8월에는 침수 피해 파악을 위해 고기교를 방문한 바 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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