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진종오 지도부 입성, 초·재선 그룹 주축…친윤·중진과 관계개선 여부는 ‘의문부호’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에는 ‘친한계’ 의원 두 명이 입성에 성공했다. ‘친한계 좌장’으로 알려진 장동혁 의원이 수석최고위원에, 진종오 의원이 청년최고위원에 선출됐다. 함께 ‘러닝메이트’를 구성했던 최고위원 후보 박정훈 의원은 개표 결과 4위를 기록했지만, 당헌·당규에 규정된 여성 할당제에 따라 5위 김민전 의원에 자리를 넘겨주며 고배를 마셨다.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도 친한계를 임명할 것으로 점쳐진다. 야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은 계파 배분, 직능 배분, 지역 배분을 고려해 적임자를 지명한다. 그러다보니 원외 인사가 많이 들어온다”며 “하지만 한동훈 대표부터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본 적 없는 원외 인사다. 원내 장악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지명직을 원내 의원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을 우군으로 임명해도, 최고위원회 9명 중 친한계는 한 대표 본인을 포함해 4명으로 과반을 점하지 못한다.
친한계 그룹은 초·재선 의원들이 주축이다. 재선에서는 장동혁 의원 외에 김예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서범수 의원이 친한계로 분류된다. 초선은 고동진 김상욱 김소희 김위상 박정훈 우재준 유용원 정성국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이다. 3선 중에는 송석준 의원이 한 대표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동훈 비대위에서 당직을 맡았거나, 총선 때 영입된 인사들이 대다수다. 장동혁 김형동 박정하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에서 각각 사무총장과 비서실장, 수석대변인을 역임했다. 김예지 한지아 의원은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정성국 의원은 한국교총 회장 출신으로 한동훈 비대위 ‘1호 영입인사’였다. ‘갤럭시 신화’ 고동진 의원과 김소희 김상욱 우재준 의원도 한동훈 비대위 인재영입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배현진 박정훈 의원의 경우 당초 ‘친윤계’로 분류됐으나,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한동훈 대표와 함께하고 있다. 배 의원은 2018년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인재영입 1호’로 정계에 입문, 홍준표계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친윤계로 분류됐고, 이번에 다시 친한계에 합류했다.
주진우 의원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주 의원은 ‘윤석열 검찰 사단’의 일원으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에 합류,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실 초대 법률비서관을 맡는 등 ‘찐윤계’로 분류돼왔다. 그런데 전대 과정에서 주진우 의원이 ‘비윤’ 후보로 분류된 한동훈 당시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고 전해져, 여러 해석을 낳았다. 다만 주 의원은 드러내놓고 활동하지는 않았다. 여권에선 주 의원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원외에서는 전당대회 때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은 신지호 전 의원을 비롯해 유의동 전 의원, 정광재 대변인, 김경율 구자룡 박은식 장서정 전 비대위원, 김종혁 조직부총장, 윤희석 선임대변인, 호준석 대변인, 박상수 서구갑 당협위원장 등이 조력 그룹에 포진해 있다.
친한계는 초·재선 의원이 대다수다보니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당내 주류인 친윤계가 여전히 다수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한 대표가 친윤계 및 중진들과 관계설정을 어떻게 하느냐 과제가 남았다. 하지만 중진들과의 관계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원희룡 나경원 등 상대 후보에 보여준 태도 때문이다. 특히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 폭로가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3선 이상 중진 대다수는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현장에서 부딪쳤던 사람들이다. 오래 당에 몸담은 당직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계파를 떠나 당시 함께 고생하며 동지애를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를 한동훈 대표가 무시하고 건드렸다”며 “그런데 중진들이 한 대표에 힘을 보태주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한 대표는 나 후보가 토론에서 추궁하고 궁지에 몰자 바로 ‘공소 취소 청탁’을 폭로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의원들은 누구나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어느 의원이 한 대표에게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겠느냐. 다 까발려져 버릴 수 있는데. 한 대표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예측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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