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전자금융사업자’ 감독 규정 미준수 의혹…금감원 “경영개선 협약 맺고 지속 관리”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와 달리 티몬·위메프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사업자’로 전자금융업법에 맞춰 사업을 영위해야 하며 감독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감독규정에는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기준 등이 포함됐다. 특히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감한 자기자본이 항상 0을 초과해야 하며 미상환잔액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100분의 2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등록사업자인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게다가 티몬은 2023년 감사보고서도 내지 않았다. 통상 티몬은 매년 3~4월에 주주총회를 열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주총을 개최하지 않았다. 주총을 개최하지 않으면서 2023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도 따로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티몬은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임에도 감사보고서 미제출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자금융사업자의 경우) 미상환잔액 대비 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위메프와 티몬에 대해 점검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점검을 했다. 2022년 6월 재무비율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경영개선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제도적 공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티몬의 선불충전금에 대해서는 오는 9월부터 전자금융법 개정에 따라 외부에 예치 등의 형태로 100%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입점사에 대한 정산금 지급 주기나 보관 방법은 별도 법령이 없는 상태다. 또 전자금융사업자에 대해 금융당국이 갖고 있는 감독권은 해킹 방지나 소비자 정보 보호와 같은 기술적 측면만 가능해 현행법으론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나설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사업 방식이 선불충전 방식, 현금 묶어두는 방식이고 게다가 전금업 이용자 보호 가이드라인도 있는데, 티몬 위메프는 외부기관 신탁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산 주기와 대금보관 방식에 대해 대기업 유통사는 결제대금을 40일 내지 60일 사이에 결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는데 전자상거래는 법상 이런 규정이 없다”며 “국회 차원의 노력도 해야 하는데 법 통과 전이라도 금감원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복현 원장은 “검사반을 보내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복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문제점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입점 업체에 대해 (정산 관련) 장치가 없는 건 맞다. 그 부분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티몬에 고객들이 맡겨 둔 선불충전금의 경우 SGI서울보증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티몬은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에 의거해 서울보증에 10억 원 한도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티몬의 선불충전금은 5억 6096만 2397원이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티몬이 상환(환불) 요구를 거절하거나 상환 능력을 상실한 경우 전자결제수단 구매자는 손해입증서류를 갖춰 서울보증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4일 대통령실은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금 지급 지연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는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 중개업자이면서도 전자금융업자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관련 대응 조처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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