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사이 성폭행 당해” 고소 내용에 “사실 아냐” 반박…마약 사건 땐 수사·재판 단계별 최강 변호인단 구성
김호중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형법상 범인도피방조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법률대리인으로 조남관 변호사를 선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조남관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대검 차장검사 시절 세 번이나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지낸 ‘검찰총장급 전관’ 변호사다.
‘검찰총장급 전관’ 변호사의 연예인 변호가 김호중이 최초는 아니다. 유아인 마약 사건에서 박성진 변호사가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는데 박 변호사 역시 대검 차장검사 시절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검찰총장급 전관’ 변호사다.
박성진 변호사는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까지만 유아인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다. 재판이 시작될 즈음 유아인은 변호인단을 교체했다. 우선 수사 과정에서 ‘검찰총장급 전관’ 변호사 카드는 적중했다. 경찰과 검찰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기 때문이다. 반면 수사 과정에서 조남관 변호사를 선임한 김호중 측의 카드는 불발됐다. 유아인과 달리 김호중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조남관 변호사 역시 수사 단계까지만 김호중 변호를 맡았을 뿐 재판을 앞두고 사임했다.
유아인은 재판을 앞두고 ‘판사 출신 변호사’ 위주의 변호인단을 꾸렸다. 우선 법무법인 해광을 추가 선임했는데 해광은 최근 서초동에서 가장 주목받는 재판 전문 부티크 로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실력파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또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최근 서초동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최 아무개 변호사와 대검찰청 마약과장 출신 김 아무개 변호사 등 강력한 전관도 새로운 변호인단에 추가했다. 형사 사건 경험이 많은 판사 출신 변호사와 검찰의 재판 전력 및 흐름을 아우를 수 있는 검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본격적인 재판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재판 결과에 귀추가 주목됐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과 지인 최 아무개 씨(33)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유아인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150여만 원을 구형했다. 오는 9월 3일로 예정된 선고 공판에서 1심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막강한 ‘검찰총장급 전관’ 변호사 카드로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기각시킨 유아인 측이 재판에서도 ‘판사 출신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한 변호인단 카드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법조계에선 유아인이 예상 외로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한다. 대마 흡연 혐의는 인정했지만 초범이라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을 수 있다. 다른 다양한 혐의를 두고는 법정 공방이 이어져 유무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 일부 혐의에서 유죄가 나올지라도 집행유예로 실형을 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판 결과에 따라 유아인의 연예계 컴백이 본격 시도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더 큰 암초를 만났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유아인을 동성 성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7월 14일 용산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고 있던 남성 A 씨(30)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현행법으로 동성 성폭행에는 유사강간죄가 적용된다.
A 씨는 7월 14일 한 오피스텔에서 자고 있었는데 잠에서 깨고 나서 자신이 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을 알게 돼 다음날 바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벌어진 오피스텔은 유아인이나 A 씨의 거처는 아니고 제3자의 거처로 알려졌다. 또 사건이 벌어진 14일 해당 오피스텔에는 유아인과 A 씨 외에 다른 남성들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마약 투약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오피스텔에 여러 남성이 모여 있었고 거기서 피해자가 잠든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용산경찰서가 수사했던 2023년에 벌어진 ‘용산 집단 마약 사건’도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 현직 경찰관 등 25명이 모여 마약을 투약했다. 게다가 유아인은 현재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25일 A 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며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는데 A 씨에게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유아인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유아인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동진의 방정현 변호사는 7월 26일 공식 입장을 통해 “유아인과 관련한 해당 고소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아울러 사생활과 관련한 불필요한 추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유아인의 동성 성폭행 혐의 사건은 이제 경찰 입건만 이뤄진 수사 초기다. 현재 유아인 측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향후 수사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마약 사건에서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에 맞춰 최강 변호인단을 구성했던 유아인 측이 이번에는 어떻게 법적 대응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이미 마약 사건으로 1심 판결만 남겨 두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치명적인 성범죄에 휘말렸다는 부분은 유아인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마약 혐의로 처벌받은 연예인이 연예계로 컴백한 사례는 많지만 성범죄에 휘말리면 컴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흔치 않은 동성 성폭행 사건이라 화제성도 크다. 유아인 측이 사생활과 관련한 불필요한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밝힌 이유 역시 여기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촬영이 끝난 유아인 출연작들도 문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는 지난 4월 공개됐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부’와 영화 ‘하이파이브’는 여전히 공개 및 개봉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마약 사건 1심 판결이 끝나면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돌연 불거진 ‘동성 성폭행 혐의’로 다시 상황은 안갯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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