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 확보 위한 공사’ VS ‘안전 위협하는 공사’ 주장 엇갈려
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공사’라고 설명하지만, 시민들은 교통안전과 상관없는 ‘혈세 낭비’라고 질타한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시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28일 이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부터 사고다발구간인 ‘분수대오거리’ 교통안전확보와 시가지 중심부에 이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할 목적으로 ‘교통광장 및 경관개선’ 공사에 착수했다.
예상 사업비는 약 60여억 원으로 제1광장 미디어시설물· 미디어파사드, 제2광장 공연장· 디자인시설물, 제3광장 분수시설· 쌈지공원 등으로 교통광장을 조성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서 실시한 ‘교통안전 특별실태조사’ 결과 ‘교통안전에 대한 개선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주변 상인들과 일부 시민들은 사업현황를 보고 이 설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의 주장과 달리 공사가 교통안전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교통광장 등을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장 인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시청관계자가 찾아와 분수대오거리에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해 단순한 교차로 개선공사가 진행되는 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천시의회도 사업 제안 당시 “광장 조성으로 오히려 차량정체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교통사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존 공영주차장 철거로 발생한 심각한 주차난으로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상인 B 씨는 “지난 3월경 공영주차장에 무인 주차요금 정산시설을 설치한다고 주차장을 막아놓더니 3개월도 안 돼 시설을 철거하는 것은 전형적인 ‘혈세 낭비’”라고 비난하고 “심각한 불경기로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주변 상인들에게 사전 상의나 예고도 없이 갑자기 무슨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밖에 시민들이 주장하는 ‘교통안전과 거리가 먼 사업’이라는 근거는 건축물 외벽에 LED 패널을 설치해 영상 등으로 정보 등을 제공하는 ‘미디어파사드’ 설치에도 있다.
시는 '미디어파사드' 운용을 위해 광장 주변 건물(옥상, 외벽)과 임대료 월 450만 원에 20년 장기계약을 체결했고, 제작·설치 기초비용으로 약 9억 6000여만 원(예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국에 설치된 지방자치단체들의 '미디어파사드'시설들이 유지·보수·관리 문제 등으로 애물단지로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자칫 ‘전시행정’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제기된다.
특히, 대규모 미디어파사드에서 발생하는 빛은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고 인접 지역뿐 아니라 원거리까지 영향을 미쳐 관련 민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김모 씨는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미디어파사드’지 내용을 보면 ‘옥외광고물 전광판’ 아니냐. 설치비 10억, 연간 임대료 5400만 원, 거기에 따른 콘텐츠 제작비, 유지보수, 전기료 등을 고려하면 과연 이 사업이 서둘러 진행해야 할 만큼 꼭 필요한 사업인지 의문”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분수대오거리 교통체계를 개선해 교통사고를 줄이고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도시경관을 개선해 원도심 활성화를 통한 문화관광 도시 이천의 대표적 도심 관광 거점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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