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을 타깃으로 삼아 집요하게 따라다니면서 정신적·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스토커. 할리우드 스타들한테서나 있을 법한 문제일 것 같지만 얼마 전 있었던 울산 자매 살인사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스토커 행위는 과거 교제 상대였던 이에게 저지르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한다. 사귀다가 헤어진 뒤에 스토커로 변모하고 마는 것이다. 이별 뒤에 악랄한 스토커로 변할 사람을 미리 간파할 방법이 어디 없을까? 일본의 연애정보지 <LAURIER>에서는 범죄심리학으로 살펴본 스토커의 특징을 소개했다.
1. 허세 잘 부리고 인기가 있다.
스토커를 전문으로 연구해온 일본의 범죄심리학자 오치 게이타 박사에 따르면 스토커의 가장 큰 성격적 특성은 허세를 잘 부리며 어느 정도는 사교적이란 점이다. 점찍은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을 과대 포장하며 친근하게 접근한다. 자신의 직업, 학력, 재산 등을 부풀리는 건 물론 거짓말도 일삼는다. 이런 점을 진짜로 착각하고 순간적으로 그에게 빠져드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즉 스토커가 이성에게 인기가 없는 건 아니란 소리다.
2. 동성 친구, 선배가 없다.
스토커는 동성친구나 동성선배를 곁에 두지 않는다. 특히 동성 연장자와의 관계가 매우 나쁘다. 이성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성친구, 사회경험이 다양한 연장자는 스토커의 거짓말을 금세 알아차려 들통이 나기 때문이다. 또 이성에게 꽤 매력적으로 보이는 허세도 동성친구나 선배가 보면 건방지게만 보일 뿐이다. 반면 동성후배와의 관계는 원만하다. 스토커는 밥을 사는 등 한턱을 내면서 돈으로 나이어린 동성후배의 환심을 사는 한편 때로는 살뜰하게 챙긴다. 이런 식의 대인관계를 유지하며 마음에 있는 이성에게 자신이 정상적임을 보여준다.
3. 평판 좋은 동성을 시기한다.
스토커는 타인의 장점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신은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굉장히 단순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자신이 칭찬을 받으면 매우 기뻐하고 타인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심사가 뒤틀리는 식이다. 특히 맘에 둔 이성 앞에서 평판이 좋은 동성이 화제에 올랐을 경우 나서서 ‘그 사람 별나고 형편없다’는 식으로 험담을 한다.
4. 과도하게 연락한다.
헤어진 애인에게 계속 전화를 걸거나 메일을 보내는 행위는 스토커의 전형적인 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이별을 계기로 처음 시작되는 게 아니다. 교제 중에 과도하게 연락을 하는 사람들일수록 헤어져서도 집요한 행동을 한다.
스토커의 빈번한 연락은 상대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나온다기보다 자기 내면의 불안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매번 안부가 신경 쓰인다기보다 애인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확실히 파악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답문이 조금이라도 늦어지거나 바로 전화를 받지 않으면 황당할 정도로 화를 크게 낸다. 스토커는 상대방의 답문이 늦어지는 일이 여러 차례 되풀이 되면 바람피우는 게 아닌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5. 화해할 때는 과장된 제스처를 쓴다.
스토커 기질이 있는 이들과 만나다보면 질투나 속박이 심한 것을 알게 돼 다투게 된다. 그런데 맨 처음 싸우게 됐을 때가 중요하다. 첫 갈등이 불거졌을 때 스토커는 용서를 구하면서 눈에 띄게 과장된 행동을 한다. 자신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면서 길에서 사람들이 지나는 와중에 무릎을 꿇거나 수입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값비싼 선물을 주는 식이다.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셈인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마음이 약한 사람은 흔들리게 된다. 평소 자존심이 세고 오만하던 상대가 갑자기 고양이 앞 쥐처럼 싹 바뀌니 이별을 재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정 때문에 사과를 받아들이는데, 이는 금물이다.
교제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스토커의 집념은 더욱 강화되기 때문이다. 스토커는 속박도 의존도 모두 애정표현이라 인식하므로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까 헤어지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이를 간다. 교제 초창기 스토커 낌새가 보이면 냉정한 태도를 취해 재빨리 거리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 별것 아닌 약속이더라도 이를 깨면 화를 심하게 낸다.
□ 연애 경험이 거의 없다.
□ 감정 변화가 심하고 스스로 억제하지 못한다.
□ 상대의 행동을 모두 체크하고 속박한다.
□ 뭐든 자기 뜻대로 하고 싶어 한다.
□ 고집이 세고 의지가 강하다.
□ 갑자기 고가의 선물을 안긴다.
□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증이 있다.
□ 선물을 하면 상대가 그만큼 갚아주거나 잘해주길 기대한다.
□ 완벽주의자 타입으로 한번 연애를 하면 영원히 함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나쁜 일이 일어나면 세세히 기억한다.
□ 아이에게 체벌을 심하게 주거나 강아지나 고양이 등 동물을 괴롭힌다.
□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인다는 식으로 협박하는 말을 한다.
□ 과거 이성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