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장환경 최적화 장점, 공중전만 가능해 수출 한계…다임무 능력 갖추고 가성비 높여야
#2026년 KF-21 양산 1호기 전력화
KF-21 양산 1호기는 2026년 말 공군에 인도해 전력화할 예정이다. KF-21의 ‘21’은 21세기 첨단 항공 우주군으로 도약을 위한 중추 전력 그리고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보라매’는 한 살이 채 안 된 새끼를 포획해 키운 사나운 매라는 뜻으로 우리 공군의 상징이다. 군 당국은 공모를 통해 이 같은 이름을 결정했다. KF-21이 탄생하기까지 20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특히 경제성 문제로 KF-21은 무려 10여 년 이상을 허송세월했다. 이 기간 동안 타당성 검토만 수차례 진행했다. 결국 2015년이 되어서야 개발이 본격화된다. 이렇게 탄생된 KF-21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장 환경에 맞는 국산전투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공군은 최신 전투기들을 해외에서 도입해 사용했다. 그러나 이 전투기들은 우리 전장 환경, 삼면이 바다이고 산악이 많으며 적과 대치거리가 짧은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그러나 KF-21은 개념 및 설계부터 우리나라 특유의 전장 환경을 고려해 만들었다. F-22, F-35와 달리 완전한 스텔스 성능을 가진 5세대 전투기는 아니지만, 부분적인 스텔스 성능을 가진 4.5세대 전투기로 주변국 전투기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자랑한다. 이 밖에 KF-21은 우리나라의 고유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이 말은 계획과 예산만 있다면 언제든지 항공전자장비와 무장을 공군이 원하는 대로 업그레이드해 장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KF-21 수출 언제쯤 가능할까
KF-21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과거 KT-1 기본훈련기는 2000년 양산 1호기가 공군에 인도돼 전력화됐고, 그다음 해인 2001년에 인도네시아 수출에 성공했다. T-50은 2005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2007년부터 공군의 고등비행 교육과정에 단계적으로 투입됐다. 이후 2011년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이 성사된다. 다만 KT-1 인도네시아 수출의 경우 인도네시아가 만든 CN-235 수송기와 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져 특수한 수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반면 T-50의 수출사례를 봤을 때, 전력화 즉 군에 배치 및 인수가 이뤄진 뒤 4년 혹은 5년이 돼야 수출 가능성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금 수출 가능성을 언급한다는 것은 ‘우물에 가서 숭늉 찾는 격’이다.
#경쟁기종들 실전에서 검증
더욱이 2026년 말에 전력화될 KF-21은 블록(Block) 1 형식으로 공중전만 가능하다. 반면 경쟁기종인 미국의 F-16, 프랑스의 라팔, 유럽 4개국이 만드는 유로파이터의 경우 공대공, 공대지, 공대함 등 다양한 임무가 가능한 멀티롤(Multirole) 전투기다. 전투기 수행 가능 임무에서 큰 격차가 난다. 여기에 KF-21의 한 대당 가격도 경쟁 기종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현재 알려진 KF-21의 무장과 지원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기체의 한 대당 가격은 900억 후반에서 1000억 원대다. 반면 F-16은 872억 원에 불과하다. 프랑스 라팔은 1600억 원, 유로파이터는 1700억 원으로 전해진다. F-16을 제외하고는 라팔과 유로파이터는 KF-21보다 비싸지만 다양한 임무가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높다. 더욱이 이 전투기들은 실전에서 검증됐다.
#글로벌 공급망 영향 가격 상승 변수
또 한 가지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항공 산업의 생태계 붕괴로 항공기 부품 가격이 급속도로 올랐다. 해외 방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중요 구성품 업체와 10년 단위 장기계약을 맺었지만, 지금은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2~3년 계약도 맺기 어렵다고 토로 한다. KF-21은 국산화율 65%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엔진을 포함 핵심 구성품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일례로 KF-21을 만드는 KAI의 경우 추가 수주 받은 태국 공군의 T-50TH의 엔진입고가 지연되면서 인도지연이 발생한 바 있다. 더욱이 2026년부터 개발이 시작되는 공대지 및 공대함 능력을 갖춘 KF-21 블록 2의 경우 여러 능력이 추가되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 개발되는 자동지형추적비행의 경우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값비싼 해외 무장 발목 잡을 수도
KF-21의 또 다른 약점으로는 공대공 무장 대부분을 해외 업체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특히 KF-21에 핵심 공대공 미사일인 미티어(Meteor)는 유럽의 MBDA사가 만든다. 세계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미사일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미국의 MDAA(Missile Defense Advocacy Alliance)가 지난 2월에 발표한 ‘Missile Interceptors by Cost’에 따르면 미티어의 한 발당 가격은 33억 원으로 동급의 미국제 미사일인 암람(AMRAAM)의 14억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다. 물론 주변국의 최신 전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무장이지만, 북한의 노후 전투기를 상대로 미티어를 쏜다는 것은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암람 가격대의 국산 중거리 미사일 개발 필요성이 제기된다. 더욱이 해외무장의 경우 해당 국가의 수출승인이 필요하다. 자국 사정이나 KF-21 수출국가와의 외교관계가 좋지 않을 경우 수출승인이 거부될 수 있다.
#해외에 어필할 포인트 만들어야
일단 KF-21이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군 전력화 과정이 중요하다. 더욱이 KF-21은 한국에서 만든 전투기라는 점을 빼고는 내세울 만한 강점이 없다. 경쟁기종인 F-16은 멀티롤, 라팔은 옴니롤(Omnirole), 유로파이터는 스윙롤(Swing-role)이라는 임무 유연성과 효율성을 나타내는 표어가 있다. 반면 KF-21은 양산에 들어감에도 해외시장에 소개할 표어조차 없다. 더욱이 KF-21은 ‘How to Fight’ 즉 전투기가 어떻게 싸우는지 소개조차 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성급한 수출 기대보다는 내실화가 중요하다는 것이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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