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어 해외까지? 양압장치 등 기술 빼돌린 혐의…관련 기관, 수사 전까지 유출 사실 인지 못해
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산업기술안보수사과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방위사업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장비업체 A 사 소속 B 씨 등 2명과 회사 법인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17년 중순 자신들이 근무하던 방위산업체 C 사에서 개발한 K-2 흑표 전차의 종합식 보호장치 관련 도면과 교범, 개발보고서 등을 빼돌려 A 사로 이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종합식 보호장치란 화생방전 상황에서 전차 실내에 정화된 공기를 제공하고, 양압 기능을 통해 오염된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 장치이다. 냉·난방 기능도 수행한다.
B 씨 등 2명은 2019년 말 해외 방산업체와 종합식 보호장치 기술 수출과 관련한 계약을 맺는 등 이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 업체는 수백억 원대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5일 B 씨 등을 기소했다.
한편 이번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국방과학연구소, 방위사업청 등 관련 기관은 기술 유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2 전차는 ‘K-방산’ 수출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 7월 폴란드에 약 20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시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어지자 잠재적인 위협을 막기 위해 K-2 전차 도입을 결정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1000대를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맺었고, 이 중 180대에 대해 첫 실행 계약을 맺었다. 1차 계약 규모만 4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남은 820대의 잔여 계약도 체결 중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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