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
이날까지 올 시즌 도루 34개를 해낸 김도영은 이로써 KBO리그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20세 10개월 13일)에 30홈런-30도루 클럽의 새 회원이 됐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박재홍이 1996년 작성한 22세 11개월 27일이었는데 김도영이 그 기록을 2년 넘게 앞당겼다. 김도영은 또 올 시즌 111경기 만에 홈런과 도루 30개를 모두 채워 2015년 에릭 테임즈가 남긴 종전 최소 경기(112경기) 기록도 갈아치웠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갖춰야 가능한 30홈런-30도루는 이전까지 선수 6명이 8차례만 성공했던, 어려운 기록이다. 박재홍이 1996년 역대 최초로 해낸 뒤 1998년과 2000년까지 3회 달성했고, 이종범(1997년)·이병규·홍현우·제이 데이비스(이상 1999년)·테임즈 등 내로라하는 타자들만 30-30 클럽에 가입했다. 김도영은 국내 선수로는 2000년의 박재홍 이후 24년 만에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KIA(전신 해태 포함) 선수로는 이종범과 홍현우에 이어 세 번째다.
김도영은 경기 후 "그동안 30홈런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몸은 그렇게 안 움직였던 것 같다. 이번엔 첫 타석부터 그냥 '이미 30호 홈런을 쳤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더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에 힘이 빠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정작 홈런을 딱 치고 다음 이닝 수비를 소화하고 나니 '별것 아니었구나. 그냥 홈런 30개 중 하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김도영은 요즘 광주에서 슈퍼스타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KIA 팬들은 "도영아, 너 땀시 살어야(너 때문에 산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김도영의 이름이 박힌 유니폼은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그는 "정말 말도 안 되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걸 느낀다. 올해만큼은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며 "감사한 팬분들께 잘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남았으니 딱 하루만 좋아하고, 다시 가볍게 치고 많이 출루하면서 투수들을 괴롭히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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