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봉하마을 특별대담서 ‘비전2030’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 유지 받들고 싶다”
김 지사는 매년 봉하마을을 찾는 이유에 대해 “먼저 대통령님이 그리워서 온다. 그냥 오면 보고 싶기도 하고 그립기도 해서 온다. 그리고 대통령이 꿈꾸셨던 나라 또 제가 대통령 모시면서 만들었던 ‘비전2030’의 새로운 버전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다짐 때문에 자주 오고 있다”라고 답했다.
청와대에서 모신 6명의 대통령 중 가장 케미(궁합, 호흡)가 잘 맞는 대통령은 누구였는지 묻자 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을 언급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경제가 나아갈 가치와 방향을 정립하신 분”이라면서 “경제 정책은 나무와 같다. 나무를 지탱하는 뿌리와 토양이 중요한데 노 대통령은 그와 같은 철학과 가치를 분명히 세웠고 나라를 위해서라면 지지층을 설득하려는 단호함을 보였다. 그런 큰 정치를 하신 분이라고 생각하고 존경한다”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2007년 참여정부에서 발표한 비전2030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당시 기획재정부 김동연 국장이 준비한 이 계획은 대한민국이 나아갈 중장기 플랜이 담겨있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김동연 지사는 “낙담이 컸다. 비전2030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었다. 2004~2005년부터 그 작업을 했다. 25년 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 또한 그 길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정책 수단과 재정의 투자 계획까지 만든 대한민국 최초의 중장기 전략보고서이자 25년짜리 재정보고서였다”고 회상했다.
김 지사는 “하지만 당시 야당, 지금 여당이 세금폭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좌초시켰다. 노 대통령께서 그 보고서를 보고 재임 중 가장 훌륭했던 보고서고 심지어 미국 해밀턴 보고서보다 더 진보의 고민을 담았다는 말까지 하셨는데 좌초됐다. 그때 아무리 좋은 정책과 방향을 만들어도 정치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한 발짝도 못 나가는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비전2030 보고서를 설명하면서 “여기에 나오는 비전과 전략이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성공한다”라고 까지 말했다. 특히 비전2030에는 당시에는 생소한 사회적 자본, 사회적 투자라는 개념이 담겼다. 김 지사는 “그전에는 성장과 분배를 놓고 싸웠지만 그 보고서는 성장과 분배가 함께 가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사회적 자본은 정부 보고서 중 비전2030 보고서에 최초로 나온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투명성, 신뢰, 법치주의 이런 것들과 관련한 것이다. 그 외에도 동반성장이라는 말도 처음 담았다. 성장과 분배가 함께 이뤄지고 서로 작용해야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된다는 개념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투자에 대해서 김 지사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복지예산은 늘었지만 과거보다 악화됐을지도 모르겠다. 양적 경제 성장에 치우치면서 더 잘 사는 사람에게 과실이 가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과실이 가지 않으면서 불균형과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동연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배우고 싶은 덕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지사는 “김대중 선생님은 5번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자기를 박해하던 사람들까지도 화해하고 용서하셨다. 잊지는 말되 용서는 하자는 정신이었는데 저는 본받고 싶다”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 정치인들을 보면 상대는 적이고 나라는 갈라져 있다. 여당 대표조차 대통령과 갈라져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용서와 화합 정신을 배웠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를 관통하는 철학에 대해서도 짚었다. “민주정부 1기, 2기의 위대한 지도자들은 사람에 대한 존중이 일관되게 철학과 정책 속에 자리했던 정부”라며 “또한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자기 헌신, 희생을 보인 정부였다”고 평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층을 설득하는 용기와 담대함, 오랜 단식 끝에 지방자치를 관철한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는 두 분이 큰 정치를 하셨음을 증명한다”라고 김 지사는 덧붙였다.
이날 대담을 앞두고 노무현 재단이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얘기도 도마에 올랐다. 진행자가 “왜 이재명 대표가 아니고 김동연 지사냐. 재단에서 김동연 지사를 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항의 전화가 많이 왔다”고 하자 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대표께서 많이 바쁘시니까 그러실 거고 아마도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비전2030을 해서 깊은 인연이 있고 또 두 분 대통령과도 공통점이 있다. 저도 가난한 농민의 자식이었고 두 분처럼 상업학교를 나왔다. 그런 인연으로 해서 저를 초청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넌지시 언급했다.
대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인지 묻자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 정권 교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무슨 일이든 하겠다. 아주 작은 일부터 우리 민주정권, 진보정권,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권교체를 하기 위한 일이라면 제 몸을 던져서라도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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