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연예인 가운데 단연 많은 투약 횟수였지만…재판부 “극복하려는 의지 있어”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의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약물 재활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벌금 200만원, 추징금 약 154여 만원도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유아인의 3회 대마 흡연 혐의와 마약류(의료용) 상습 투약 혐의, 타인 명의를 이용해 수면제를 처방받은 혐의(의료법 위반, 사기, 건강보험법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등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총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하고 타인 명의로 스틸녹스(수면제)를 상습으로 매수하는 등 범행기간, 횟수, 방법, 그 양 등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는 그 의존성이나 중독성 등으로 인해 관련 법령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데 피고인은 관련 법령이 정한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미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돼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이미 2021년쯤부터 피고인을 진료한 의사들은 프로포폴 과다 투약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주의를 준 바 있는데도 계속 범행을 한 점에 비춰 보더라도 더욱 그렇다"고 짚었다.
다만 유아인이 오랜 시간 향정신성 의약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나 건강상태였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수면 장애와 우울증을 앓아왔고,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 매수하게 된 동기가 주로 잠을 잘 수 없었던 고통 때문으로 보여 참작할 바가 있다"며 "약물에 대한 의존성을 고백하고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의원을 돌며 미용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1~2022년에는 가족 등 다른 사람의 명의로 44회에 걸쳐 수면제를 불법 처방 받고, 2023년 1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숙소에서 대마를 흡연하던 중 일행에게 들키자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대마 흡연을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이어 같은 해 2월에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지인들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 가운데 재판부는 유아인의 대마 흡연 교사 혐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인 A 씨에게 대마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으나 A 씨가 자신의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려 함께 흡연한 것으로 볼 여지가 적지 않아 공소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 정황상으로는 증거 인멸을 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되긴 하지만 (증거인멸 교사 의혹이 불거진) 삭제된 문자 메시지 부분이 실제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유아인에 대해 징역 4년에 벌금 200만원, 추징금 154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구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유명 연예인으로 재력과 직업적 우위를 이용해 의사들을 속이며 5억 원 상당의 돈을 들여 상습적으로 의료용 불법 마약물을 취득했으며, 폐쇄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에서도 마약을 투약했다"며 "사회적 영향력으로 자신의 죄를 덮는 데 급급해 입막음을 시도하고 지인들을 해외 도피시키는 한편, 한국의 사법 시스템을 경시한 것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아인은 이 사건과 별개로 30대 남성을 성폭행한 혐의(유사강간)로 피소돼 최근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피해를 주장한 B 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잠을 자다가 유아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유아인 측은 "해당 고소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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