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총 4개 재판, 조국은 대법원 확정 땐 의원직 잃어…4월 총선 선거사범 수사 결과에 촉각
#이재명 대표 재판 4개 동시 진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 FC 사건 △공직선거법(허위사실공표죄) 위반 의혹 △위증교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총 4개 재판을 동시에 받는 중이다. 검찰은 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2022년 9월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2023년 3월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와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같은 해 10월 12일과 16일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겼다. 2024년 6월 12일엔 이 대표를 대북송금 사건 관련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 선고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이재명 대표가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당시 몰랐다는 취지로 대답해 허위 사실을 말한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이 대표가 백현동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부로부터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용도지역 변경을 했다”는 취지로 허위 사실을 말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는다.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을 확정받을 경우 민주당으로선 초대형 악재다. 대선 주자인 이 대표가 의원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 박탈될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대선 비용 431억 원과 기탁금 3억 원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434억 원은 2024년 민주당 총 재산의 약 70%에 이르는 만큼 사실상 당이 파산할 수도 있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재명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당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진성 씨(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에게 위증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2023년 9월 27일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한 바 있다. 김진성 씨도 위증을 했다고 자백한 상황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이 대표 방북 비용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한 혐의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북한에 건넨 800만 달러를 이재명 대표를 위한 제3자 뇌물로 본다. 앞서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을 심리 중인 1심 재판부는 쌍방울그룹이 이 전 부지사 청탁을 받아 800만 달러를 대납했다고 판결했다.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 FC 사건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 벌어진 일이다. 이 대표가 2010~2018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하도록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한 탓에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적용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측근들을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 일정, 사업 방식, 서판교터널 개설 계획, 공모지침서 내용 등 직무상 비밀을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그들이 7886억 원의 이득을 챙기게 한 혐의도 있다.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은 2013년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진상 성남시 정책보좌관 등과 공모해 남욱 변호사 등에게 내부 정보를 알려줘 211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하게 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도 이재명 시장이 정 보좌관과 공모해 이른바 ‘백현동 로비스트’로 불리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을 받은 뒤 민간업체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각종 특혜를 제공해줬다는 혐의다.
성남 FC 후원금 의혹은 성남 FC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이 2014년 10월~2016년 9월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위례 등 4개 기업의 후원금 133억 5000만 원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다. 또 성남시 소유 부지를 매각하는 대가로 네이버에 성남 FC 운영자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달라고 요구하고, 네이버 뇌물을 기부금으로 포장하도록 한 혐의도 적용했다.
이재명 대표 측근 3명은 모두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이다. 8월 23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5년과 63억 5700만여 원의 추징을 선고받았다. 6월 7일 이화영 전 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았다. 2023년 11월 30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대장동·위례·성남 FC·백현동 사건의 1심 선고가 언제 나올진 미지수다. 위례 사건 심리만 약 11개월 소요됐다. 사건 관계인이 더 많고 내용이 복잡하고 방대한 대장동 사건은 내년 안에 마무리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장동 사건이 끝나도 성남 FC와 백현동 사건도 심리해야 한다. 이에 7월 검찰은 각각 사건별로 분리해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돈봉투 의혹' 수사 어디까지?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2월 말 서울 용산구 한 호텔 커피숍에서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현금 500만 원을 선거운동 자금 명목으로 수수했다. 김 전 회장 측이 이 의원 등을 ‘패밀리’라고 부르며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20대 총선 출마를 격려해 주기로 했다는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8월 30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추징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허 의원은 2021년 4월 송영길 전 대표 지지 모임에 참석해 윤관석 전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허 의원은 현행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최종 확정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잃게 된다.
돈봉투 의혹이 1심에서 유죄로 나오면서 재판 대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3년 11월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돈봉투 살포가 의심되는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이라며 21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 중 김승원 김영호 민병덕 박성준 박정 백혜련 안호영 임종성 전용기 한준호 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22대 국회 현역이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농지법 위반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문 의원과 그의 배우자는 농사를 지을 의사가 없음에도 2017년 4월 전남 장흥에 있는 농지 1119㎡를 취득한 혐의로 2022년 5월 기소됐다. 현행법상 농업을 하지 않는 사람은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 겨눈 수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 관련 인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자료를 삭제하고 자진 월북으로 몰아간 혐의(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 작성)로 1심 재판 중이다. 앞서 2023년 12월 7일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상황을 방치하고, 북한의 피살·시신 소각 후에는 사건을 덮으며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고 결론을 내렸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하명수사’ 의혹으로 2023년 11월 1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징역 6개월을 받았다. 해당 의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당시 울산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의원은 청와대 청탁을 받고 수사를 진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같은 사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한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송 전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출마 포기를 권유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송철호 전 울산시장, 황운하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 피고인은 순차 공모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 소속 공무원 및 울산지방경찰청장 지위를 이용해 김기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측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결했다. 이르면 10월 항소심 선고가 나올 전망이다.
자녀 입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등의 혐의를 받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과 함께 600만 원의 추징을 명령받았다. 조 대표가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을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또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돼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2월 1일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실에 인턴을 허위 등록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윤 의원은 한국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 재직 시절인 2011년 8월 직원 김하니 씨를 당시 백원우 국회의원실에 허위 인턴으로 등록하고, 약 5개월 동안 국회사무처로부터 급여 545만여 원을 받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2심 재판 진행 중이다.
#‘친윤’ ‘반윤’ 모두 재판 중
차규근 이성윤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이후 총선 때 정치권으로 입성했다. 차 의원은 2019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불법으로 금지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이 의원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를 막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받고 상고심 중이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군검찰로부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 중이다. 9월 2일 부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법령을 위반하며 무리하게 대통령실 이전을 추진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초대 경호처장으로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주도한 인물이다.
나경원 김정재 송언석 윤한홍 이만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박범계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정재 윤한홍 이만희 이철규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사건이다. 이듬해 1월 국회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은 4년 넘게 진행 중이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동훈 대표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이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이는 부당한 요구였고 공직자로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다. 이에 민주당은 나 의원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나 의원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결과에 따라 국회의원들의 ‘사법리스크’는 늘어날 전망이다. 검찰과 경찰은 총선 이후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에 착수했다. 검·경에 입건된 선거사범만 2000명이 넘는다. 김문수 박용갑 신영대 양문석 이상식 이언주 이정헌 정동영 정준호 민주당 의원과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 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내려놔야 한다. 배우자나 회계 책임자가 벌금 300만 원 이상 받아도 당선이 무효화된다. 선거법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다. 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 관련 공소시효는 오는 10월 10일 만료된다.
한편, 선거사범은 기소 후 1년 이내에 대법원 선고가 마무리돼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세비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대 국회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김선교(36개월) 이규민(16개월) 이상직(24개월) 이은주(44개월) 정정순(15개월) 정찬민(39개월) 최강욱(40개월) 전 의원은 의원직 상실 전까지 세비를 꼬박꼬박 받아 챙겼다. 국회의원실 한 곳에 지원되는 혈세는 약 7억 원에 달한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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