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에서 덕업일치까지! 성공한 어느 덕후의 한국판 오덕 이야기”
‘오덕이라니’(출판 ‘출판사마저’)는 만화평론가 서찬휘가 한국 오덕 문화 형성에서 현재에 이르는 30년가량의 과정을 본인 삶의 궤적 속에서 보고 경험하고 또한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온 바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에세이다.
특정 키워드에 대한 해설이나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실제 있었던 일들과 그에 관해 발언하거나 적극적으로 행동했던 저자의 행보를 담고 있다. 하지만 특정한 덕질 문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 그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고 즐길 법한 키워드들을 늘어놓거나 해설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자 개인이 좋아했던 작품이 왜 재미있는지를 설파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 문화의 흐름이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어떻게 흘러왔는지, 또한 그것이 비단 우리나라라는 사회 환경 안에서 어떻게 조응하였기에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저자의 인생 속 풍경과 함께 지켜보게 한다.
언제부터 오덕이었는가, 오덕의 연애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비수도권에서 덕질하기라는 정보 비대칭의 한계, 한국 오덕 문화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의 종막에 대한 감회까지 다소 예민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함께 한다.
네이버라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만들어내고 있는 웹툰이 덕질하기 어려운 까닭, 국내 만화 지원 기관에 얽힌 비사와 직접 만화를 만들어 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 결심한 대목, ‘여는 노래’ ‘마무리 노래’라는 표현을 만든 사람으로서의 소회, 지금까지도 멸시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한국어 더빙과 한국 성우 덕질에 대한 관점 등.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오덕 문화의 피상적인 분석이 아니라 오덕으로서 덕업일치를 통해 ‘업계인’이 된 입장에서 겪는 충돌점과 우리 오덕 문화가 지향해야 할 지점에 이르는 깊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으로 자칭하고 있는 저자 서찬휘는 만화 칼럼니스트, 만화 창작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부터 만화와 그 주변 문화들의 흐름을 역사적 맥락에서 탐색하고 정리해 왔다. 다양한 저술 활동과 더불어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상지대학교, 중앙대학교, 백석문화대학교 등에 출강해 학생들에게 만화를 읽어내는 데 필요한 다양한 관점을 가르치고 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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