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쓰고 그룹 도움 받았지만 성과 부진…불어난 대출 633억 원도 부담될 가능성
이 명예회장이 개인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76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그사이 대출 총액은 약 633억 원까지 늘었으며 9~10월 만기를 앞두고 2건을 상환하지 않고 계약을 갱신했다. 이 명예회장은 개인사업 성공을 위해 코오롱그룹의 도움까지 받은 바 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웅열 명예회장의 개인회사는 7곳 정도다. 회장직에서 물러난 2018년 이후 이 명예회장은 생활용품 업체 ‘인유즈(전 아르텍스튜디오)’, 낚시 커뮤니티 플랫폼 기업 ‘어바웃피싱’, 의류기업 ‘메모리오브러브’,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체 ‘비아스텔레코리아’를 설립했다. 해외에는 경영 자문 업체 ‘4TBF PTE. LTD’도 있다. 회장 시절에는 국내 투자회사 ‘더블유파트너스’, 해외 투자회사 ‘Attometal Tech Pte. Ltd’가 존재했다.
이 명예회장은 개인사업 성공을 위해 자금을 투입했다. 어바웃피싱에 자본금과 유상증자, 차입금 등으로 50억 원가량 투자했다. 인유즈에는 약 17억 4000만 원을 투입했으며 메모리오브러브에는 약 8억 원을 사용했다.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자본금으로만 3500만 원이 책정됐다.
이 명예회장은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개인사업에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명예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그룹에서 보수를 받지 않고, 지분에 따른 배당금만 수령 중이다. 코오롱에서만 약 35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는데, 세후 기준으로는 약 16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명예회장은 한국증권금융, 우리은행, NH투자증권, 하나증권에서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다. 담보는 이 명예회장의 (주)코오롱 주식 560만 1826주와 코오롱인더스트리 32만 5013주다. 지분은 각 42.68%, 1.13%다.
이 명예회장의 개인사업체들의 성과는 부진하다. 2021년 창업한 어바웃피싱의 지난해 매출은 5억 6000만 원, 영업손실은 2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설립된 비아스텔레코리아는 매출이 2년 연속 집계되지 않고 있다. 영업손실만 2022년 3000만 원에서 지난해 1400만 원으로 줄었다. 2010년 설립된 더블유파트너스도 지난해 매출이 없다. 영업손실만 400만 원으로 잡혀 있다. 메모리오브러브와 인유즈는 청산됐다.
공시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이 명예회장의 개인회사 투자금은 약 76억 원에 달하는데, 개인사업 성적을 보면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시절 수십억 원의 보수를 받아온 데다 2018년 받은 퇴직금만 해도 약 400억 원에 달하지만 주담대 총액이 무려 633억 원이다. 대출은 총 11건이다. 이 중 8건의 대출 만기가 9월 22일부터 10월 8일까지로 몰려 있다. 이 명예회장이 받은 대출의 평균 이자율은 5.58%로 이자가 월 4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10일 2건의 주담대 계약을 갱신했다. (주)코오롱은 10일 이 명예회장이 (주)코오롱 주식을 담보로 NH투자증권에서 받은 대출 2건의 계약일을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계약일은 올해 3월 20일과 7월 24일로 만기 예정일은 오는 20일과 24일이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6일 이 계약을 갱신, 만기 예정일은 2건 모두 2월 6일이다.
이 명예회장이 고금리 주담대 계약을 갱신하면서 자금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지난 6월 13일에는 어바웃피싱 보통주 350만 1주를 송동현 어바웃피싱 대표에게 넘겼다. 투자 금액이 개인사업 중 가장 많고, 청산 기업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실적을 내는 기업임에도 지분을 넘긴 것. 구체적인 처분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어바웃피싱 주식의 액면가 5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17억 5000만 500원이다.
이 명예회장의 남은 개인회사들이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거처럼 코오롱그룹이 나서 이웅열 명예회장을 돕는 모습을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인유즈는 코오롱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실적을 쌓았다. 2020년 매출 7억 600만 원 중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에서 확보한 금액은 4억 6600만 원에 달했다. 그룹의 도움을 받은 인유즈는 이듬해 홀로서기에 도전했다. 2021년 매출이 16억 2500만 원까지 올랐다. 반면 코오롱그룹 계열사와 거래는 2억 79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나 2022년 매출이 4억 2400만 원으로 급감하면서 영업손실도 3억 4500만 원을 기록했다. 인유즈는 지난 4월 청산했다.
코오롱그룹은 2023년 4월 메모리오브러브의 플랫폼 사업 부문을 15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양도 당시 자산 총액은 2억 3400만 원, 부채는 8600만 원이었다. 매출은 200만 원에 불과했다. 이 거래로 이웅열 명예회장은 투자금 대비 2배 정도 수익을 봤다. 순자산의 10배가 넘은 가격에 코오롱그룹에 넘어가면서 그룹 차원에서 기업가치를 부풀려 이웅열 명예회장을 챙겨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코오롱그룹은 객관적인 가치평가를 위해 복수의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를 통해 영업 양수 금액을 책정했다고 해명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과 관련한 질의에 “개인 자격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아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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