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공공기관 약속대로 이전하고, 북부 위해 4개 기관 추가 신설”
한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때문에 공공기관 북부 이전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김동연 지사는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 지사는 9월 11일 “공공기관 북부 이전은 약속대로 진행한다. 여기에 4개 기관을 신설해 경기북부 행정서비스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김동연 지사는 친명계에 우호의 제스처를 보내는 동시에 경기북부에 대한 영향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행정가로서 정책의 연속성(민선 7기~민선 8기)을 유지하며 ‘민주당 단체장은 약속을 지킨다’는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는 묘수라는 해석이다.
경기도 공공기관의 북부 이전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역점 사업이다. 이재명 지사 취임 당시인 2018년 경기도의 공공기관은 총 26곳으로 이중 남부에만 24곳이 집중돼 있었다. 이재명 지사는 2019년 “남부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북부로 이전해 지역 균형을 회복하고 북부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경기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의 북부 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기관 이전으로 기대되는 실질적인 효과보다 “특별한 희생에는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구호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재명 지사는 이후 대선에서도 자신의 치적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꼽으며 ‘국토 균형 발전’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가 대선을 위해 지사직을 사퇴한 이후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은 그리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은 2021년 12월 수원에서 양평으로 이전했지만 노조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고 2022년에만 3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기관의 이전과 함께 직원들의 주거지도 옮기길 기대한 것과 달리 직원들은 기존 주거지에서 기관이 제공하는 출퇴근 셔틀버스를 이용했고 이 비용만 연간 1억 6800만 원이 들기도 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재단이 매입한 동두천 미군 공여지 캠프 님블에서 페놀 등 오염 물질이 검출되며 정화 비용만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경기도일자리재단은 2023년 말 동두천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2024년 9월 현재 오염물질 정화 작업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른 기관들도 민선 7기 원안과 달리 이전이 연기된 경우가 많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3년부터 기관들이 순차적으로 이전해야 했지만 현실은 부지 관련 문제를 시작으로 이전 계획이 멈춰 있거나, 기관 핵심부서는 그대로 남부에 남고 일부만 보내는 계획을 세운 기관도 있었다. 공공기관 이전은 공수표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한 이유다.
공공기관 이전이 표류하는 와중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결단을 내렸다. 김 지사는 9월 11일 “북부 주민과의 약속인 공공기관 이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내년 경기연구원의 의정부 이전을 시작으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파주로, 경기신용보증재단은 남양주로 이전한다”며 “신축 이전이나 부지 문제로 원활하지 못한 경우 임차를 해서라도 기관장과 경영본부 등 주요 핵심부서부터 우선 이전하도록 하겠다”라고 못 박았다.
김 지사는 한 발 더 나갔다. “늘어나는 경기북부 인구 대비 부족한 행정서비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 산하기관을 신설한다”라면서 “포천에 경기도교통연수원 북부분원, 의정부에 경기도인재개발원 북부분원을 설치하고 연천에는 농업기술원 북부농업 R&D센터와 경기도 소방학교 북부캠퍼스가 새롭게 들어선다”고 공개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공공기관 이전을 서두르지 않았던 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추진되면 공공기관 이전도 한 번에 해결되는 것”이라는 김동연 지사의 판단에서다. 다만 특별자치도 주민투표가 행정안전부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김 지사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겠다”며 방향을 바꿨다.
이에 따라 GH경기주택도시공사는 2026년 구리로, 경기도일자리재단은 2027년 동두천으로,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경기문화재단은 2028년 고양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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