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사드’란 미디어(media)와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일반적으로 건물 외벽에 LED 조명 등을 설치해 어떤 사실이나 정보를 영상으로 송출하는 미디어 기능의 조명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7월 주변 건물 소유주와 건물 옥상과 외벽(5~12층 벽면 중 전면부와 측면) 사용을 위해 20년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임대료는 월 450만 원으로 연간 5400만 원, 총 10억 8000만 원에 달하는 계약이다.
또한, 시는 지난 7월 긴급에 준하는(18~29일) 입찰공고를 통해 8월 14일 L 사와 9억 300만 원에 '미디어파사드 제작 및 설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입찰 과정에서 2단계(규격·가격 동시) 방식을 진행하면서 석연치 않은 의문이 제기됐고 시는 "분리 입찰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담합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 동시 입찰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동시 입찰은 규격입찰서(제안서)를 심의·평가한 후 적격자만을 대상으로 가격입찰을 개찰하는 것으로, 평가 시 특정 업체를 선정하는 등의 특혜 우려가 발생할 수 있어 지양하고 있는 계약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일상적이지 않은 입찰 방식이라는 설명으로 실제 이천시가 동시 입찰을 진행한 사례는 2022년 단 1회, 2023년에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해당 입찰에는 2개 사가 참여했고 1개 사는 공고를 통한 사전 규격 제시에도 불구하고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결국 시는 L 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특혜 의혹’과 관련된 빌미를 제공했다.
이외에도 더 큰 문제는 계약에 앞서 관계 법령을 점검하고 관련 부서와 사전 협의 등의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될 장소는 도시·일반상업지역으로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하려면 단체장의 허가는 물론 건축, 소방, 안전 관리, 옥외 광고물 등의 관련 법규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또한, 해당 지역은 '빛 공해 방지법'에 따른 제4종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빛 으로 인한 공해가 운전자, 보행자의 시야 장애는 물론 인근 주민의 주거환경을 침해하지 않도록 허용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1면의 표시 면적이 10㎡ 이상인 표시 허가에 관한 사항, 교통신호기로부터 직선거리 30m 이내 빛이 점멸하거나 신호등과 같은 색깔을 나타내는 광고물 표시는 심의를 거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설계과정에서 부서별 관련 법 저촉 여부 등을 협의했으나, 일부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부분은 최대한 점검해 각종 인허가 및 협의 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미디어파사드 설치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의견들도 충분히 고려해 이천만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유익한 정보 전달할 수 있는 시설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