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에 약국 개설, 매주 일요일 ‘부산-케냐’ 원격진료
-케냐와의 원활한 원격 진료 위한 의약품 기부 손길 기대
[일요신문]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이 추석연유를 맞아 11일간의 일정으로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 케냐 주민 4천여 명, 7천여 건의 무료진료를 하고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의사 5명을 비롯해 모두 15명으로 이뤄진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단장 정근·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은 지난 12일부터 케냐 나이로비와 마사이마라 등에서 7차례의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7천 건을 무료 진료했다.
지난 13일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하자마자 한인기업인인 최영철 회장(70)이 경영하는 사나그룹의 가발제조회사 ‘앤젤스’에 임시 진료소를 차리고, 여성 근로자를 비롯해 인근 주민 200명을 진료했다. 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은 △14일 나이로비 빈민지역 주민 1000건 △15일 나이로비 지역주민 2,500명(진료건수 4천건) 등 나이로비의 빈민주민들을 주로 돌봤다.
그린닥터스는 16일엔 사나그룹 공장 인근에서 의료봉사를 하다가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의 무릎과 눈을 봐달라는 요청으로 왕진봉사까지 했다. 차량으로 10분쯤 거리에 사는 할머니의 집으로 가는 좁은 길은 한국의 1970년대 초 상황과 비슷했다. 단칸방에 살고 있는 96세 할머니는 활기찬 목소리로 그린닥터스 의료진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특히 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은 22일 오후 3시 40분(케냐시각 오전 9시 40분) 최초로 ‘부산-케냐 나이로비 간 원격진료’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이날 부산 온종합병원 6층에 설치된 그린닥터스 국제진료센터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한 온종합병원 조정미 재활의학과 과장이, 이번 케냐봉사단으로 현지 나이로비에 머물고 있는 부산백병원 박석주 신장내과 교수와 화상전화로 연결해 근골격계 질환 등을 호소하는 케냐인 6명을 원격 진료했다.
조 과장은 화상전화를 통해 환자를 마주보며, 현지 사나그룹 간부의 도움으로 케냐공용어인 스와힐리어를 통역으로 주고받으면서 문진과 시진으로 약 처방을 했다. 그린닥터스 국제진료센터는 앞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케냐와의 원격 진료봉사를 계속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사나그룹 공장 사무실에 ‘그린닥터스 케냐메디컬센터(약국)’를 설치해 케냐주민들에게 처방 의약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아프리카는 대한민국과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 그동안 해외 의료봉사 활동에 산뜻 나서지 못했으나, 미흡하나마 앞으로 이번 원격진료 시스템이 케냐 사람들의 건강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게 그린닥터스 회원 모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근 이사장은 또 “최초로 시도하는 부산∼케냐 간 원격진료 봉사의 성패는 현지 나이로비 약국에 대한 지속적인 의약품 공급에 달려 있다”면서 “아프리카 돕기에 관심 있는 기업이나 사람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이번 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에는 정근 이사장(안과전문의)을 비롯해, 정가정의원 정종훈 원장(가정의학과전문의), 인제대의대 박석주 교수(부산백병원 신장내과), 정신건강증진센터 김상엽 소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윤선희 이사장(안성형·병리학) 등 온종합병원 소속 의료진 등 5명의 의사가 참여했다.
박명순 사무총장, 권소현 부총장, 강순영 이사(현직 부장판사), 윤지민 이사(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과장) 등 그린닥터스 임원을 비롯, 김은전 마이금융파트너 대표·허소라 한아기계 이사·이은주 온그룹의료재단 이사 등 여성 기업인, 의료전문채널 ONN닥터TV PD 3명 등도 합류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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