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인데 정 부회장 7%대 상승…현대카드 “오너일가라서 과다 보수 없어”
올해 상반기 정태영 부회장은 보수로 13억 2700만 원을 받았다. 전년 12억 3100만 원에서 7.79% 증가했다. 정태영 부회장이 가져간 보수는 카드업계 최고 수준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문동권 사장은 상반기 보수로 6억 3700만 원을 수령했다. 정태영 부회장의 절반이 채 안 된다.
업계 2위 삼성카드의 김대환 대표이사의 상반기 보수는 14억 200만 원으로 정태영 부회장보다 높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영업이익 규모가 4898억 원(연결기준)으로 현대카드의 2097억 원(연결기준)보다 2배 이상 많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영업이익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27.3% 증가한 점도 반영됐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영업이익 성장률은 연결기준으로 3.3%다.
올 상반기 현대카드는 업계 평균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8월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하나·우리)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 4990억 원이다. 전년 동기(1조 4168억 원) 대비 5.8%(822억 원) 증가했다.
이 중 현대카드의 연결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4.2% 증가했다. 별도기준 순이익은 1562억 원으로 전년(1570억 원)보다 되레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정태영 부회장의 보수가 과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대카드 직원들의 보수 상황을 보면 정태영 부회장의 보수 인상이 과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직원의 상반기 보수는 7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000만 원) 대비 2.8% 늘었다.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자리다. 특히 이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7.75년에서 8.27년으로 0.52년 늘어나 실질 보수는 감소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정태영 부회장의 보수 인상률은 다른 임원들과도 대비된다. 현대카드의 미등기임원 51명의 올 상반기 1인 평균 보수는 2억 4400만 원으로 전년 2억 3900만 원 대비 2.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에 그치지 않고, 정태영 부회장이 2014~2023년 10년간 현대카드에서 받은 보수는 178억 3000만 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그가 오너일가이기에 가능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낸다. 정태영 부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둘째 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의 남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태영 부회장은 처남과 매형 사이다.
기업 지배구조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지배주주의 과다 보수 논란은 현대카드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최근 이들의 보수도 합리적으로 책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데 현대카드는 이러한 변화를 외면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정태영 부회장이 오너일가라서 과다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는 평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태영 부회장은 2015년부터 데이터사이언스와 AI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며 회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앞장서왔다. 이러한 성과는 PLCC와 프리미엄 상품 중심의 회원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신판 실적 기준 업계 2위권 수준으로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또한,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와 업계 최저 수준의 연체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커머셜에서도 지난 상반기 13억 8800만 원을 보수로 챙겼다. 현대커머셜 역시 현대카드와 유사한 구조여서 뒷말이 나올 수 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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