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집 정규 앨범 타이틀곡 ‘바운스’ 큰 사랑 받아…데뷔 56주년 맞았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
데뷔 50주년을 넘긴, 말 그대로 레전드 가수들이 여럿 있다. 올해 은퇴를 선언한 나훈아의 경우 1966년 노래 ‘천리길’로 데뷔해 58년 동안 가요계를 지켰다. 나훈아와 쌍벽을 이루며 많은 사랑을 받은 남진은 1964년 데뷔해 올해 데뷔 60주년을 맞았는데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968년 트윈폴리오로 데뷔한 송창식도 올해 데뷔 56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한 명 더 있다. 1968년 미8군 기타리스트 겸 가수로 활동을 시작해 오랜 기간 정상을 지켜온 조용필이다.
이들이 레전드로 분류되는 이유는 단지 과거에 많은 인기를 누렸던 가수라서가 아니다. 60년대와 70년대에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들은 매우 많다. 그렇지만 이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가수들이다. 꾸준히 콘서트를 열어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방송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방송 활동 등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공연 무대를 지켜온 나훈아는 올해 은퇴를 공식 선언하며 마지막으로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를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전국투어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나훈아는 그렇게 58년 동안 무대를 지켰다.
나훈아는 신곡 발표도 꾸준하게 해왔다. 2020년 8월 앨범 ‘아홉 이야기’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히트곡 ‘테스형’이 수록돼 있었다. 데뷔 50주년을 훌쩍 넘긴 가수임에도 공전의 히트곡을 만들어 냈다. 이후 2022년에 새 앨범 ‘일곱 빛 향기’, 2023년에는 새 앨범 ‘새벽’을 발표했다. 그만큼 나훈아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 남진이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해가 안 된다”며 “나이를 먹었다던가, 다쳤다든가 하면 모르겠다. 다쳐도 나아서 다시 나오면 된다. 조용필이 나훈아보다 나이가 많다”고 말했을 정도다.
나훈아는 47년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적상으로는 51년생이다. 당시에는 출생 신고를 조금 늦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남진이 “조용필이 나훈아보다 나이가 많다”고 얘기한 것도 이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조용필은 1950년 생으로 74세이고 나훈아는 51년생이면 73세다. 참고로 남진은 1946년생으로 78세다.
나훈아와 비슷한 나이인 조용필 역시 두말 할 필요 없는 레전드다. 조용필은 1968년 데뷔해 올해 데뷔 56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Tour Concert’ 공연을 전국투어로 진행했는데 데뷔 5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었다.
조용필 역시 현재 진행형인 레전드 가수다. 데뷔 45주년이던 2013년 19집 정규 앨범 ‘헬로(Hello)’를 발표해 타이틀곡 ‘바운스(Bounce)’가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2022년 11월에는 싱글앨범 ‘Road to 20 - Prelude 1’을 발표했는데 조용필이 정규앨범이 아닌 2곡만 수록된 싱글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이게 처음이었다. 2023년에도 싱글앨범 ‘Road to 20 - Prelude 2’를 발표했다. 이 두 장의 싱글앨범에 대해 조용필 측은 ‘20집 앨범으로 가는 서곡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데뷔 56주년을 맞이한 2024년 10월 22일 조용필은 20집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9월 25일 0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집 정규 앨범 발매 소식을 알린 조용필은 “오랜 시간 준비해 온 20집은 팬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이 있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음악을 통해 대중과 더욱 깊이 교감하고, 함께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소속사 YPC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Road to 20 - Prelude 1’을 시작으로 지난해 발매된 ‘Road to 20 - Prelude 2’를 거쳐, 신곡을 다수 추가해 완성한 정규 앨범을 통해 마침내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면서 “조용필의 음악 세계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이번 앨범은 앞서 선보인 ‘찰나’, ‘세렝게티처럼’, ‘Feeling Of You’, ‘라’가 그러했듯 오랜 세월 벼린 그의 역량에 새로운 취향, 음악적 도전정신까지 두루 담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레전드 가수의 새 앨범 발매 소식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13년 조용필의 ‘바운스(Bounce)’, 2020년 나훈아의 ‘테스형’처럼 거장이 내놓을 새로운 히트곡에 대한 기대감이다. 게다가 조용필이 ‘바운스(Bounce)’를 내놓았을 당시에는 가요계에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나기도 했다. 레전드이기에 그 동안 자기가 보여준, 그래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본인의 색깔이 뚜렷한 신곡을 내놓아도 되지만 조용필은 새로운 음악적 실험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바운스(Bounce)’는 세대를 불문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속사 YPC 역시 20집 정규 앨범을 조용필의 역량에 새로운 취향, 음악적 도전정신까지 두루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미 공개된 ‘라’는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로 조용필의 음악적 실험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일부 팬들 사이에선 조용필도 20집 정규 앨범 발매를 계기로 나훈아처럼 은퇴 수순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속사 보도자료에 나온 ‘이번 정규 앨범을 통해 마침내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표현 때문이다. ‘긴 여정의 마침표’라는 표현이 은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74세의 나이를 감안하면 은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용필이기에 많은 팬들은 은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제 곧 새 앨범이 나올 가수를 두고 은퇴를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긴 여정의 마침표’는 해석의 여지가 많은 표현으로 그보다는 조용필 본인의 ‘음악을 통해 대중과 더욱 깊이 교감하고, 함께 감동을 나누고 싶다’는 언급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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