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시 지원자 수 전년 대비 약 19만 명 늘어…“지방대 절반 미달인데…” 수도권 ‘쏠림 현상’ 가속
이번 수시모집 지원 결과와 관련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입을 피라미드 구조라고 봤을 때 최상위 꼭지점인 의대 정원이 증원돼 합격선 하락 요인이 발생했고, 상위권과 중상위권에서도 합격선 하락 기대심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즉, 전반적인 상향지원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수험생들은 수시 모집에서 한두 장이라도 지방권보다는 수도권 대학에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제외·정원 내 기준)의 수시 모집 규모는 총 3010명으로 지난해(1872명)보다 1138명 늘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총 7만 2351명이 의대 수시모집에 지원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만 5000여 명 늘어난 숫자다. 의대 정원이 확대됨에 따라 합격선이 낮아질 것을 예측하고 더 많은 수험생이 의대에 지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의대 정원 확대의 영향은 전반적인 수시모집 경쟁률 증가에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종로학원이 전국 194개 대학의 최근 5년간 수시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학년도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전년도(8.83대 1)보다 상승한 9.42대 1을 기록했다. 수시모집 지원자 수도 전국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다. 지방권 대학은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9만 45명이 늘어났으며, 서울권은 6만 11명, 경인권은 3만 8969명이 더 몰렸다.
특히 올해 서울권 42개 대학(18.74대 1)과 지방권 111개 대학(5.99대 1) 간 평균 경쟁률 격차가 5년 새 가장 컸다. 경인권 41개 대학(12.99대 1)과 지방권 대학의 격차도 마찬가지다. 서울권 대학과 지방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 격차는 지속적으로 벌어져 왔다. 서울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2021학년도 수시모집부터 매년 14.67대 1→16.01대 1→16.85대 1→17.79대 1→18.74대 1로 꾸준히 늘어났다. 반면 지방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같은 기간 5.71대 1→6.10대 1→5.80대 1→5.53대 1→5.99대 1로 정체했다.
올해 수시 지원 결과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18.74대 1)이 가장 높았고 인천(15.09대 1), 경기(12.61대 1) 등 수도권 지역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전남(4.17대 1)에서는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고, 제주(4.88대 1), 전북(4.91대 1), 경북(4.98대 1) 역시 5대 1을 넘지 못했다. 전국 최고 수준인 서울과 최저 수준인 전남의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 격차는 무려 4배를 웃돌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 상향 지원을 해놓은 상태에서 안전장치로 지방권 소재 대학의 원서를 내놓은 정도”라면서 “올해 수시모집 지원자 수와 경쟁률은 전년에 비해 전국 대부분 대학에서 상승했다. 수험생들이 정시가 불안하니까 수시 원서 6장 중 평균적으로 한 장이라도 더 썼다는 얘기가 되고, 그중에서 집중적으로 쓴 것은 수도권이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수시모집 경쟁률 ‘6대 1’을 못 넘은 85개 대학의 80%인 68개 대학이 지방권이었다. 입시업계는 수시모집 경쟁률 6대 1을 사실상 미달로 본다. 수험생 한 명이 원서를 최대 6장까지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권에는 8개 대학(9.4%), 경인권에는 9개 대학(10.6%)이 경쟁률 6대 1을 넘지 못했다. 전년도 수시모집에서는 97개 대학이 경쟁률 6대 1을 밑돌았으며, 이중 79.4%인 77개 대학이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수시 미충원 대학들은 정시 모집정원 확대가 불가피하다.
한편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수능을 45일 앞둔 현재까지 입시 제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 취재진에게 “정부도 과거와 다른 유연한 입장 보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성호 대표는 “2025학년도 입시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초유의 의대 정원 확대 결과가 실제 합격선을 낮췄다는 결과가 드러난다면, 향후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의 경쟁률 격차가 커지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수생의 변수가 존재하고, 의정갈등의 향배에 따라 2026학년도부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의대 정원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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